지난 주말 처음으로 꽃을 농장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해봤습니다. 최근에 각종 행사가 취소/축소되면서 화훼농가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인께서 튤립 농장 사이트를 소개해 주셨거든요. 꽃가게에서 3~4송이 살 가격에 10송이나 구입하니.. 정리된 꽃을 직접 골라서 구입하는 것보단 낫겠다 싶었습니다.
아침에 아내가 갑자기 카톡으로 '튤립 생화? 당신이 주문한 거 맞아요?'라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몇 송이 샀다면서 끝단을 잘라서 화병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잠시 후에 카톡으로 아내가 꽃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몇 년간 받은 꽃이 꽤 되어서 그런지, 남편이 꽃 다듬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제법 높낮이도 맞춰서 화병에 잘 꽂았더군요.
집에 와서 꽃을 보면서 예쁘게 정리 잘했다고 칭찬을 했습니다. 아내는 튤립이 처음에 옥수수 같았면서 어떻게 정리할지 몰라 검색도 해봤다면서(튤립은 농장에서 발송할 때 마치 옥수수처럼 여러 겹의 잎사귀로 둘러싸여 있는 상태거든요), 처음에 올 때는 봉우리가 모여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활짝 피는 게 신기하다고 하더군요. 튤립을 처음 보는 게 아닌데도 본인이 직접 잘라서 놓은 꽃이라 관심이 더 간 듯했습니다.
몇 년간 아내에게 꽃을 선물했는데.. 택배로 보낸 꽃, 아내가 직접 손질한 꽃이 가장 효과가 좋은 것 같아서 살짝 당황했네요. 하지만 결혼 초기에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내도, 꽃은 국화와 장미 정도만 구분할 줄 알던 저도 많이 변한 듯합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렵고, 주말에도 집에만 있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집안 분위기를 조금 화사하게 만드는 꽃 선물을 한번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손편지 한 장과 함께 라면 더욱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