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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Oct 29. 2019

우리 가족만의 조직문화 만들기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여러 사람이 공통된 의도와 목적을 갖고서 모이면 '조직'이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조직 문화'라는 것도 생깁니다. 저는 조직을 만든 주요 구성원의 사고방식, 조직이 형성되는 당시의 맥락 그리고 조직이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그 결과가 조직문화를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인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 자유와 책임'이라는 조직문화 설명서에서 조직문화는 '누가 보상받고, 승진되고, 해고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고 적어놓았습니다. 넷플릭스 창업 멤버들은 조직문화가 '조직문화팀'에서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자신들의 생각을 실천해서 '가족이 아닌 스포츠팀'같은 조직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조직입니다. 모든 가정 역시 그 나름의 조직문화, 즉 가풍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하지만 가정은 회사와 같은 영리적 사회적 조직과는 조금 다릅니다. 부부라는 감정 기반의 관계와 부모 자식이라는 혈육 관계가 있고, 자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그 차이입니다. 그래서 '사랑, 돌봄, 안정'같은 인류 보편적 역할을 요구받습니다.


모든 가정은 똑같은 스타일 또는 조직문화로 존재할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조용한 환경에서 안정을 느끼고, 누군가는 시끌벅적한 환경에서 에너지를 생성합니다. 어떤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관심을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선물을 주면서 사랑을 보여줍니다.


저희 가족은 조용하지만, 구체적인 방식(선물이나 집안일 등)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정확한 언어로 원하거나 원치 않는 바를 말하는 조직문화(가풍)를 추구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은 거짓이라 믿는 편이죠. 그래서 작은 선물을 하고, 기념일을 챙기고, 자주 표현하려고 합니다. 물론 주변에선 가끔 '그럴 필요가 있나' 또는 'too much'라는 표현을 들을 때도 있지만 저희에겐 조직문화이고 가풍이라 아직은 유지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딸아이가 어려서 저희 부부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또 다른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때도 서로 협의하고, 지속적으로 행동하면서 바꾸게 될 겁니다.


톨스토이는 행복의 이유는 다양하다고 했습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에 맞춰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대화가 적다고,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다고 불행하다는 증거는 아니니까요. 여러분의 가정엔 어떤 조직문화가 있으신가요? 어떤 가풍을 더 만들고 싶으신가요?


Small things often.


어느 봄, 지하주차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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