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 - 행동보다 마음을 먼저 보는 것

by 좋은남편연구소

아내가 말하길, 평소에 딸아이는 아빠에 대해서 2가지 평가를 한다고 하더군요. 첫 번째는 아빠는 잘 놀아주는 사람, 두 번째는 아빠는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루는 아이에게 '아빠가 언제 무서워?'라고 물어봤습니다. "아빠가.. 화난 목소리로 내 이름 부를 때 무서워요."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주로 아이가 떼를 쓰거나, 말썽을 부리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였습니다.


3년 전 이맘때 '감정코칭'을 5개월간 배우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행동이 아니라 감정을 먼저 봐야 한다'였습니다. 이것을 실제로 삶에 적용하는 건 참으로 힘들었고,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왜냐면 아이의 행동을 볼 때 반사적으로 하는 행동은 주로 '통제'나 '훈계'인데.. 이것을 멈추고 아이와 제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하거든요. 마치 무릎반사 같이 자연스럽고, 수십 년간 해온 일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끔(!) 아이의 마음을 먼저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면.. 아이의 감정 상태도 평온해지고(항상 그렇진 않습니다), 아이와 다투거나 아이를 울릴 일은 줄어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은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을 해봅니다.


어젯밤에도 딸아이와 함께 집 앞에 잠시 나갔다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까불거리다가 수납장 앞에서 넘어져서 입술이 터진 녀석이.. 벌써 잊고서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또 까불까불 대고 있었습니다. 매우 자연스럽게(?) 눈알에 힘을 주고 "은서야, 장난치지 말고 어서 들어와."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넓게 보니 제 앞에는 그냥 작은 소녀가 웃으며 꼬물꼬물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눈알에 힘을 풀고 "은서야, 장난치고 싶구나?"라고 말했습니다. 녀석은 헤벌레.. 웃으며 '네.. 크크크' 하면서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더군요.


10층까지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딸아이는 제 손을 잡고 저를 보고 씩 웃더군요. 그래서 "장난치는 게 그렇게 좋아?"라고 물어보니, 딸아이는 온몸을 배배 꼬면서 "네~히~ 저는 장난치는 게 너~~~ 무~~~ 좋아요~~ 카크하흐우호아하."라고 답하더군요. 문득 이런 이상한 표정을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며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자그마한 아이의 손을 더욱 꽉 잡았습니다.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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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품 속에서 꼼지락꼼지락 할 것 같던 아이는 어느덧 조용히 풍경도 즐길 줄 아는 소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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