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나 봐.
노란 나뭇잎 하나가 발 밑으로 '쓰윽'하고 떨어지더라.
고개 들어 올려다보니 나뭇잎들이 듬성듬성 매달려
살려고, 마지막까지 애쓰며 초록잎을 붙들고 버티는 것 같았어.
이 가을이 싫다고, 이 가을바람이 싫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
노란 나뭇잎이 듬성듬성 초록잎 사이에 버티고 있는 게 나 같더라.
그렇게까지 버티며 있을 필요도 없는데, 잡아 주고 싶었어.
괜찮다고, 떨어져도 괜찮다고, 떨어져 땅에 안겨도 괜찮다고,
땅에 안겨 잠시 잠들다 좋은 거름 되어 꽃 피우면 된다고
좋은 거름 되어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