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없다면 글을 써라
한 사람이 없다면 글을 써라
10여 년 전 내면아이 치유 워크숍에서 진행자가 수업 시작하기 전 노래를 들려줬다. 양희은 가수가 부른 '한 사람'이었다. '한 사람 여기 또 그 곁에 둘이 서로 마주 보며 웃네'로 시작한다. 10여 명이 참여하였는데 조용하였다. 나는 눈을 감고 그 노래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어느 한 사람만이라도 어린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었다면 긴 세월 외로움에 젖어 지내지는 않았을 텐데. 눈물은 왈칵 쏟아졌다. 흐느끼는 소리는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들 한 마음이었나 보다.
[치유하는 글쓰기]에서 윤경희 작가는 책의 프롤로그에서 누군가 '괜찮니?'라고 한 사람이라도 물어봐 주는 한 사람이 있었다면 문학치료를 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썼다. 울 수도 없었고 우는 법을 배우지도 않아서 참고 억누르며 살아왔기에 늘 허전하고, 신앙을 가졌어도 우울증으로 불면증으로 괴로웠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마음이 상처를 입고 차곡차곡 빙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있을 때 우리는 간절하게 말하고 싶어 진다. 무언가 산더미만 한 것이 내 속에 가라앉아 있어서 앞으로 나가지도 뒤돌아가지도 못하게 잡고 있는 것 같다. 내면이 고통으로 몸부림칠 때 꺼내 주어야 한다. 아니면 썩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폭발할지 모른다.
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상담자를 찾고 치유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이 없을 때 이 내면의 상처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글쓰기가 있다. 말하고 글을 쓰는 것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무언가를 읽고 듣는 것은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말하기와 글쓰기는 마음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올리는 두레박 같다. 그래서 글쓰기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