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쓰는 글
글쓰기 시간이다
나의 꿈 이야기 쓰라는데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 버렸다
예순 다섯 해 사는 동안
내가 언제 내 꿈을 꾼 적이 있었던가
다섯 살 아이 앞에서
엄마는 갓난 동생을 안고 울고 있었다
“쓰잘데 없는 가시나만 낳아서 뭐하겠노.”
아버지는 문을 박차고 나가고
울지 못한 아이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말하지 못한 날들의 깊고 푸른 숨
외면할수록 더 깊은 심연에 고인다
그 아래 아이의 꿈이 숨 죽이며 잠들어 있다
오늘, 다섯 살 아이 이야기를
소리내어 읽으니
글소리가 심연을 흔든다
갈라진 틈새로
용솟음 쳐 터져 나온
강둑 무너지는 소리 요란하다
눈물은 쓰라린 소금
수만겹 덮어쓴 오물을 씻어 내리고
심연은 서서히 고요해진다
짠 맛이 다 빠지면
저 심연에 맑은 물 흐를까
숨어 잠들어 있던 꿈,
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텅 빈 그 자리,
까만 씨앗 하나 금이 간다
눈물은 치유의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