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아마존 업무를 인수할 상황이 발생하여, 업무를 인수하는 도중, 전임자가 아마존 풀필먼트 (FBA)로 발송한 제품 품목 물량을 모두 수출 실적, 즉 매출 실적으로 정리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아, "
수출 실적을, 매출 실적을 입력한다는 의미는 해당 품목 물량이 말 그대로 모두 판매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경우는 해당 품목, 수량이 국경을 넘어 미국의 아마존 풀필먼트로 입고되었을 뿐, 해당 물량이
모두 '완판' 즉 판매가 완료된 것이 아니라, 판매될 준비 즉 창고에 보관만 되어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만일 아마존풀필먼트(창고)에 입고된 물량이 입고되자마자 웹사이트에서 전량 판매시키려면 이미 해당 물량만큼의 미국 소비자들을 섭외(?)하여 일시에 그들로 하여금 물건을 주문하게 해야 할 텐데, 사실 그 일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100개를 보냈으면, 아마존 풀필먼트 입고 후, 소비자의 주문량에 따라 1개가 팔리고, 3개가 팔리고, 해당 판매 수금 또한, 비용에 대한 차감이 이루어져서, 신고한 100개의 수출 대금과 동일한 금액을 송금받을 수 없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형태로든 수출하는 품목 및 수량 관련해서는 수출 신고를 진행해야 하며, 신고한 수출 물품에 대해서는 수출 면장, 즉 수출신고필증을 발부받습니다. 수출 신고된 제품은 30일 이내로 대한민국 국경을 넘어가야 하기에, 단순히 위와 같은 일반적인 수출 과정만 생각하면, 아마존 풀필먼트 입고 물량은 국경을 넘었고, 우선 수출로 인식되어 매출로 간주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출 신고 필증 상 수출의 '형태' 즉 수출의 '거래 구분'은 는 단순히 위와 같은 거래 구분 번호 '11번 일반 형태(유상 거래)' 형태의 수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생각보다 다양한 수출 거래 방식이 있고, 이를 테면 국경을 넘더라도, 수출 대금을 받지 않고 매출로 인식하지 않는, 수출 거래 구분 번호 92번 '무상으로 반출하는 상품의 견본 및 광고용품'과 같은 수출 형태도 있습니다. 때문에 수출 신고 필증에서는다양한 '거래 구분'으로 수출 형태들을 다룹니다.
4년 전, 아마존 업무를 처음 인수할 때에는 아마존 판매 물량을 선적할 시, 수출 신고 필증 '거래 구분'에 '31번 위탁 판매를 위한 물품의 수출'로 기재하여 처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15번 '전자 상거래에 의한 수출'이 생겨나 이를 이용하였고, 최근 2년 사이, 17번 전자상거래 풀필먼트 수출이라는 신규 거래 구분이 지정되어, 이제는 17번으로 거래 구분을 지정하여 아마존 품목 물량을 우선 미국 아마존 풀필먼트로 선적하게 하되, 선적한 물량 금액에 맞게 매출과 수금을 관리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 전임자 분이 해외 전자 상거래, 온라인 업무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통상적으로 수출했다면, 신고하고, 선적하여 해당 물량만큼 판매로 인식, 기계적으로 매출로 실적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업무를 진행했던 부분을 이해하기로 하였습니다.
해외 영업, 수출 업무를 오래 진행했다고, 그 인력이 다양한 케이스 및 해당 업무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는 이 산업, 저 산업, 이 형태, 저 형태를 경험하다 보니, 결국 15번 '전자상거래에 의한 수출물품'을 넘어 수출 거래 구분 17번까지 경험하고 있습니다.보다 더 배우고, 깊이 있게 일을 놓을 때까지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감히 해외 영업 전문가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많은 수출 거래 구분이 생겨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당국자분들은 더욱 열심히 현업 상황을 살펴보고 다양한 수출 거래 구분을 지정해 주시어 저희 현업 종사자들에게 업무 편의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저희를 '위해서' 일해주신다 생각하고 일을 게을리하시면, 다양한 늘어나는 수출 거래 형태 속에서,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재화가 더욱 많아질 것이고... 결국은 세금 걷기가 어려워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