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교과목 "바른생활"의 시험에는 굳이 교과서 내용을 외우고 공부하지 않아도, '국민'적인 상식으로 정답을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 문제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다음 중 가장 좋은 친구는?"이라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주관식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해당 사지 선다형 문제 네 가지 보기들이 모두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중 하나가 '예쁘고, 잘생긴 친구'와 비슷한 어떤 외모가 좋은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보기 중에 정답은 당연히 마음이 예쁜 친구, 즉 인간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보기가 정답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당시 문제를 풀면서 느꼈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얼굴 이쁘고, 잘생긴 친구가 좋은 친구라니, 착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가 최고지, 뭐 이런 바보 같은 보기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면 그 보기가 시험 문제에 등장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실, 연애 상대를 고를 때에도 우선 보이는 것이 외모입니다. 사람을 채용할 때에도, 용모 단정한 사람에게 눈이 갑니다. 뿐만 아니라 옷을 고를 때에도, 제품을 살 때에도, 예쁘게 생긴 디자인들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네, 그렇습니다. 인간은 진선미를 추구하는 동물입니다.
그중 '미'가 바로 '아름다움'이 되겠습니다.
무엇이든 아름다운 것을 찾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인간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예술이 문명과 함께 발전해 오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다만 사람 관계에서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외모에만 있지 않기에 그의 내면에 숨은 아름다움을 잘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인생을 살면서 가장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 사이에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그 쉽게 풀었던 문제는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된 저에게는 참으로 무게감이 있게 돌아와 있습니다.이 단순한 문제의 정답을 각인시키고, 쉽게 설명해 주기 위해, 디즈니 만화 속에서 벨과 야수가 장미꽃이 달린 노랑 드레스와 멋진 예복을 입고 아름답게 춤을 추었나 봅니다.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결말 기억나시는지요? 결국 마을 주민에게 공격을 받은 야수가 숨을 거두어가고, 그의 수명을 상징하는 떨어진 장미 꽃잎 앞에서 벨이 눈물을 흘리고, 그녀의 눈물에, 야수는, 야수는 잘생긴 왕자님으로 돌아옵니다. 역시, 왕자님도 잘생겨야 맛이죠. 네, 내면만큼 외모도 중요합니다. 다시 뫼비우스의 띠처럼, 잘생긴 왕자님과 예쁜 미녀 벨로 끝을... 맺습니다.그럼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 '도' 신경 쓰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