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너무 뻣뻣함보다는 , 어설픔이 더 필요할 때 ~
"내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이나 잘 살아라."
이런 이야기들을 70-80대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자주 이야기 하신다.
아마 여러분들도 많이들 들으셨으리라 생각이 든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는 것을 의무감으로 여기시고 살아들 오셨다.
현시대에서는 "시집살이" 때문에 못살겠다는 말을 친구들이나 지인 등을 통하여서도 듣기 힘들다.
그만큼 부모님들이 힘든 시간을 겪으셨기에 우리들은 놔주신 것 같다.
그 때문에 그런 것인지, 요즘 트렌드를 보면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 않고 떠나는 것이 정말로
멋지고 잘 사는 인생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나만의 버켓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또한 상당수이다.
살아생전에 생각에 머무르던 그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중년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괜히 제2의 청춘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50대에 바디프로필을 찍는 사람들도
늘어가는 추세인 것을 보면 세상이 점점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중년의 나이다 싶으면 "패키지여행"이 당연시되었는데, 지금은
발달한 온라인 환경 속에서 오랜 친구들과도 대화 나누는 것이 어렵지 않아서인지
옛 추억을 생각하면서 배낭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한다. 그만큼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삼시 세끼를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50대인 "나"조차도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에서나 있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 만큼 발전된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민주주의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풍족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이곳 브리즈번은 겨울이라는 계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이다.
구름 한 점 찾아볼 수 없고 정말로 맑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기분 또한 좋아진다.
적도를 기준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한국과 반대의 계절이다.
한국이 여름이면 여기는 겨울!
너무나 좋은 날씨이고 해서 산책을 하는데, 눈에 띄는 것 하나를 보았다.
강가 주변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서, 그곳에 의자 두 개를 놓고 부모님 영정사진과
꽃들을 올려놓고 와인과 함께 멋지게 데코레이션을 해 놓았다.
기독교 문화인 호주에서 이런 풍경은 처음으로 보았기에 많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지나쳐 왔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들이 살아생전에 리버사이드 풍경을 아주 좋아하셨나 보다.
자식들이 그리운 부모님들을 위해서 그렇게 해놓고 아이들은 주변에서 뛰어놀면
"그 자체"가 산교육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자식들을 생각해 주면서 "너희들은 우리 걱정할 필요 없다"라고 이야기를 해왔다고 해도 막상 세상을 떠나시면 마음 어딘가에 여운이 남아있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설탕물"을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가 떠오르고 , 말하다가 입에 침이 고일 때는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침 꼴깍하고 이야기해라."라고 하신 것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할머니의 "파김치", "계란 볶음밥" , 할아버지가 사주시던 "서울우유"
이런 것들이 나의 장기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아빠" 하면 생각날 만한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것 또한
먼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들 제사문화에서 보면 조상들이 즐겨 드시던 음식을 항상 올리는 것처럼 ~
선진화가 되면서 최근 영상매체에서 보는 장례문화 자체도 사고나 병으로 임종을 맞이한 경우가 아니면
"호상"으로 생각하면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밝은 분위기 속에서 모든 절차가 진행되어 간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은 유효기간이 있지만,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추억거리"를 남겨 주어야 될 것 같다"
살아생전에 항상 강가 주변을 산책하던 어느 노부부처럼 ~
그것을 기억하고 그들의 자식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셨던 곳이라고 이야기
해주면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
진짜 멋진 자녀를 두신 하늘나라에 계신 노부부.
복 받으신 것 같다. 가장 좋은 자리에 "와인"에 강 주변 풍경이 한 번에 보이는 명당자리까지~
"내 걱정하지 마라." 라면서 너무 뻣뻣하게 사는 것보다는 조금씩 추억거리를 이곳저곳에 흘려주는 센스!
너무 완벽한 것보다 어설픈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때로는 강함보다 약함이 더 마음을 사로 잡기도 한다.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
필요하다.
추억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