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고 해야 할까?
- 낚시가 취미인 아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까
학원 앞 카페에서 기다리지 않아서
길가에 차를 대고 웅크리고 있지 않아도 돼서
대신 너를 내려주고
벚꽃잎을 좇아 저수지를 몇 바퀴 돌기도 하고
단풍잎을 따라 최대한 천천히 호숫가를 거닐면서
나오는 한숨에 눈을 흘기기도 했지만
10대를 지나 스무 살이 넘어서도
휴일이면 물가에 너를 내려놓고
오늘처럼 카페에서 향긋한 시간을 낚을 수 있어서
너에게 잡혔던 수많은
배스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까
초등학생 동생을 옆에 끼고 알려주는 네가 있어
이렇게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며
덕분에 꽃 구경 단풍놀이 잘했다고
큰 아이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다
네가 혼자 차를 몰고 낚시를 가게 되면
흰머리가 늘고 배가 더 나온 아빠는
그때가 좋았다고 그래서
서운하다고 말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