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둘째 아들의 등을 긁으면 살붙이란 말이 손끝을 따라 올라와 입술에 착 붙는다.
첫째를 낳고 팔 년 만에 다시 만난 아기. 볼살 꼬집기, 뱃살 주무르기, 자기 전에 등 쓱쓱 해주기로 소일했는데 이제 둘째와 살을 붙이는 유일한 순간은 등 긁기 뿐이다.
볼살은 날아가고, 뱃살은 실종되고, 몸에 난 솜털이랑 목소리가 굵어지고 있지만 가끔 등을 긁어달라고 하면 그렇게 기쁠 수 없다.
녀석이 고등학생이 되고, 어른인 척하고, 나보다 키가 커져서 집을 떠나기 전에 등 긁어주기 이용권을 판다면 몇십 년 치를 미리 사두고 싶다.
여덟 살 많은 형도 동생 뒤에 착 붙어 등을 긁어주고 있는 걸 보면 하늘에서 피붙이란 말이 내려와 살갗에 달라붙음을 느낀다. 세포 하나하나가 찌릿찌릿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