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의 7월 이야기 (3)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은 청년들을 보며
지난 7월 6일,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한 2, 30대 청년 4명이 오늘 모욕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들은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들고 일본어로 ‘천황폐하 만세’도 외쳤습니다. 일본어를 사용하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이 기사의 댓글을 보니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았길래?’라는 탄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청년들이 학교를 다니며 ‘어떤 교육도 받지 않았구나’라는 탄식이 나왔지요. 일본군에게 고통을 받은 할머니들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것 같아서 절로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이미 할머니들은 “청년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이들이 진심으로 사과하면 받아드리고 고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지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는 이들 중에 한 명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가 사과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3명도 사과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1심 판결이 나기 전 고소를 취하하면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게 되는 점을 알고 이러는지 마음 한 편으론 씁쓸하기도 해요.
민주주의 교육은 개인을 훌륭하게 만드는 목표도 있지만, 공동체를 훌륭하게 만들어서 개인의 부족한 점도 서로 보완하며 다같이 훌륭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성적 경쟁 위주의 학교 시스템과 교실 문화 속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은 아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통해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게 되었고 결국 그들만의 좁은 공간에서 만들어진 삐뚤어진 생각으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게 만들었습니다. 배움의 시작은 경청이고, 배움이 깊어지는 만드는 것은 대화와 토론인데, 그들은 교실에서 도무지 듣지 않고 보지 않고 질문이나 성찰 없이 덩그러이 스무살의 나이로 사회에 던져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대한민국 교사의 한 명으로서 할머니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년 1학기때,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공동체에서 필요한 태도는?'을 주제로 수업한 적이 있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의 '잠꼬대 아닌 잠꼬대'와 윤흥길의 장마를 함께 읽고 토론도 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한 편의 글을 쓰게 했지요. 200명이 넘는 아이들 중에 단 한 명이, "북한은 아직도 우리의 주적이고 이들과 대화는 필요 없다"는 생각을 적었더군요. 자신의 주장에 근거를 대기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였지요. 저는 그 학생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다가, 그냥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너의 생각을 잘 들었다. 그래도 고민한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선생님이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있는데,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문학작품이나 영화를 통해 인물들의 아픔에도 공감했으면 좋겠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