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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Kurts Nov 06. 2020

혼자라서 외로움이 더해질 때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독함 그 이상의 길목에 서다



아침에 문득 일어나 커피 한잔이 마시고 싶었다. 일어나자마자 부스스한 몰골로 커피 한잔을 타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내가 하고 싶은 글도 읽으며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 미국 시장에 관한 뉴스를 들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켜 두고 어제, 그리고 오늘을 잇는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꽤나 외로움을 타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실제로 그랬었다.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집에서만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집돌이 같은 성향을 띄는 사람이었고 꽤 쾌활한 성격을 가졌다고 보일 지더라도 내면적으로 생각이 많고, 나 혼자 무언가를 즐기는 일을 굉장히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문득 약 2년여 전 헤어진 연인과의 3년이 조금 되지 못한 인연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은 이후로 혼자여도 괜찮아, 혼자서도 다 극복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수없이 되뇌다 보니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더해졌다. 그 이후로 알게 모르게 나는 괜찮다고 괜찮다고 속으로 이야기했지만, 어느 순간 나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 같다.


PxHere - 무료 발췌


생각해보면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닮은 사람이었고, 사소한 행동부터 유머 코드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닮은 사람이었기에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롯이 미래를 함께하고자 약속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장거리 연애의 지속적인 불편함과 더불어 서로가 소홀해지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소중했던 이는 서서히 그 거리와 갭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쩍 수없이 긴 시간이 흘러간 요즈음이지만, 그 이전 관계들을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 생각없이 저지른 잘못들도 많이 있었고 실제로 사소한 행동에서는 더욱 거리낄 것이 없었다. 어쩌면 그때, 나에게는 20대라는 절대적인 철없음이 있던 때였고 지금은 그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행동이 깊어지기 시작한 30대의 길목에 들어섰기 때문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로 마음의 깊이를 판가름하고 싶지는 아니하나 적어도 나의 20대와 지금의 30대를 비교하면 적어도 수 배, 혹은 수십 배 더 성숙해지고 많은 생각과 사려가 더해진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당시에는 나 스스로를 굉장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행동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여전히 어린아이였고 어린아이처럼 행동했던 순간들이었다.


직장을 구하고, 다년간 일을 하면서 어깨에 주어진 책임감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이전과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차례,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하기 위해 이직도 하고 넘어왔지만 지금 막 놓인 현실은 어쩌면 녹록지만은 않다.


내가 올곧게 살아온 것은 맞지만 바람직한 행동을 하며 만인에게 좋은 어울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왔는지에 대해 요 근래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위화감 없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이끌며 직장 생활을 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터 생긴 직장동료와의 뜻하지 않은 불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코로나로 인한 직장의 어려움이 짙어져 발생한 무급휴직까지 생기며 나에게 2020년은 정말 다시 돌이켜보더라도 고민과 혼란이 가득한 한 해였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럴 때, 나와 함께 하는 이가 있었다면, 내가 견딜 수 있는 힘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는 막연함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내가 제일 건강한 정신과 마음이 깃들어 있을 때 만나고 싶다. 일 때문에 찌들어 있고 혼란이 가득해서 무엇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한 시점에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제일 건강하고 밝은 시점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옳은 판단을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일 테고 후회 없는 만남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혼자라서 외로움이 더해질 때면, 내면의 나를 두고 생각을 깊게 해 보는 것이 좋다. 나 스스로 내면의 해답을 찾고 다른 이들에게서 얻는 조언을 토대로 미래의 훌륭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의존하려 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마음의 자양을 키우고 성숙한 행동을 위해서는 내 마음의 힘을 먼저 기르고 스스로 강해져야만 한다.


나는, 그리고 너도 모두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독함의 길목에 서서 나의 이야기가 온 세상에 뿌리내려 힘을 돋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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