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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Kurts Mar 16. 2021

왜 그토록 여기서 울고 있는가

멈출수밖에없는 인생의 고요한 사선

이따금씩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옳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첫 면접을 보게 된 회사의 떨림을 가지고 덜컥 붙어버린 합격 메시지를 받고 설렜던 기쁨이 온 세상을 물들여버렸던 시절도 있었고, 설레는 첫 출근과 처음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대면을 앞두고 모든 일들이 설렘 그 자체였다. 때로는 처음 겪게 되는 회사생활에서의 고충 때문에도. 때로는 처음 만나는 사수와의 대면에서 어색한 침묵의 공간에서도 숨을 꼴깍이며 한 소리라도 놓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던 순간이 있다.


정말 성격도 좋고 모나지 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나는 사회와 그 생활은 녹록지 않다. 이미 잘 구성되어 있는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보란 듯이 적응하고 새로운 인연들과의 시간을 적응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특히나 그 관계가 돈독하고 오랜 시간 간에 만들어진 관계라면 더욱 그 틈을 파고들기 어렵다. 막상 밝고 명쾌하려 하더라도 내가 그 그룹의 중심이 되지 않는다면 튕겨나가기 십상이고 패배의 쓴 잔을 견딜 수밖에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해보고 회사 생활을 해본 이들은 다를까? 제 아무리 다른 회사에서 엘리트 대우를 받으며 일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업무에 놓이면 마치 강가에 내다 놓은 어린아이와 같게 된다. 새 회사의 시스템, 구성, 조직 모든 것이 달라서 그 부분을 이해하고 적용해 나가는데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며 높은 직급을 받고 이직한 경우일수록 기대치가 크고 업무 퍼포먼스를 충분히 발휘해내야 하므로 더욱 긴장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아, 잘못 온 것 같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막상 연봉협상을 만족할 만큼 올렸고 가고 싶었던 규모와 조직을 갖춘 회사에 이직했다 하더라도 첫 몇 달에 많은 부분이 으레 결정되고 결정을 번복하는 사례도 적잖게 봤다. 심지어 중소기업 재직 당시에 입사 후 생각한 기업이 아니라는 생각에 하루 내지 수일 내 퇴사했던 경우를 숱하게 봤던 적이 있었다. 그만큼 그토록 갈구하고 취업만 되면 모든 것이 탄탄대로일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취업을 해 보면 거기서부터 시작인 경우가 100중에 98-99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 이쯤 되면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취업을 하란 소릴까, 아니면 취업이 나발이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막장 인생을 살라는 말인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말 여러 곳의 회사를 다녔고 중소기업부터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취업을 해 봐야 내가 조직생활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어울려서 생활할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고 한편으로 부모님께 정말 가볍게 손별렸던 용돈 5만 원만 달라고 했던 그 가벼운 말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게 벌 수 있는지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이랴 얼마나 인생이 거지 같은지 별별 사람도 다 만나보고 인생의 시궁창을 경험하는 순간까지 내몰리게 되면 정말 악착같이 버티고 돈을 벌며 버티던가 아니면 정말 이 산업은 뒤도 안 돌아보겠다고 다짐하면서 쳐다도 보지 않고 이를 갈며 떠날 수도 있게 된다. 어느 쪽이든 끝장을 봐야 마음을 다잡고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안정적인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정말 소위 좆같은 사람도 얼마나 많고 정말 모질고 나쁘게 대하는 사람도 많은데!


사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사회생활을 처음 겪는 사회 초년생들을 겨냥해, '니들 취업생활 진짜 힘드니 그냥 다른 거 알아봐.'라고 말하는 느낌이기도 하나 사실 보란 듯이 돈도 벌고 부모님께 그 흔한 식사 한 번 떳떳하게 대접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 우리 마음 아니겠는가.


나이에 반해 정말 다양한 회사를 다녔는데 무려 다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처음 입사한 회사는 정말 큰 규모의 회사였고 연봉이나 복지가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 뜻밖에 정말 좋은 기업에 입사해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루 근무시간이 12~16시간에 육박했고 본래 원하던 산업군이 아니었기에 돈을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하더라도 그 산업에 뼈를 묻고 평생을 그렇게 고독하게 살고 싶지가 않았다. 또한 지방 쪽에 발령 나는 경우가 많아서 한 지역에 보다 정착해서 살고 싶었던 어린 맘에 붙잡던 동료들을 내팽개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만두기도 했었다.


그때 그대로 잘 다니고 있었다면 지금쯤 과장 언저리가 되어 급여도 많고 일도 진취적으로 하는 위치에 서서 만족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때 당시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에 정말 가고 싶었던 분야에 근무를 할 수도 있었고 꽤 긴 시간 동안 해당 분야에서 몸 담으며 업무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기도 했었다.






얼마 전 혼자 카페를 갈 일이 있었는데 카페에 혼자 앉아 이어폰을 꽂고 토익 공부를 하던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불과 수년 전에 있던 나를 되돌아보며 아주 잠깐이지만 예전 생각을 하게 됐던 적이 있다. 


'아, 요즘 정말 채용도 없고 취업이 정말 힘들어. 왜 하필 진짜 이런 시대가 겹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 낭비를 하는 거냐 진짜.'


맞다. 정말 안타깝다. 청춘이 아름다운 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그 경험에서 우러러 나오는 다양한 삶의 방향을 꾸릴 수 있다는 점인데 그런 중요한 순간을 코로나와 엮여 취업에도 악영향이고, 해외 워홀이나 여행 등 순간의 소중한 시간과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같아서 내 일인 것처럼 안타까웠던 적이 있었다.


가슴을 뜯으며 힘들어하는 마음도 너무나도 공감되고 슬퍼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너무나도 잘 안다. 나 역시 취업이 얼마나 힘들고 취업을 해서도 얼마나 더 힘들었는지도 정말 십분 이해하고 알고 있는 입장으로서 지금의 시간이 참 거지 같고 볼품없다는 점에 동의한다.


취업만이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닌 것처럼. 준비하되 준비하지 않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의 순간에서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준비해 지금의 아쉽다고 생각하는 1년의 시간이 보람되지 않게 보내고 보란 듯이 딛고 일어서길 바란다. 왜 그토록 울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 나조차 내 인생은 지금이 1라운드라 생각되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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