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정도까지

<닭백숙3>

by 고다령

우리는 참 조용히 끝났다.

부서지는 것도, 부딛히는 것도 없이

그냥, 서로를 놓았다.


한때는 서로의 일상이었고

밥은 먹었는지, 감기 기운은 없는지,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는지,

힘든일이 있었는지,

하루를 시작하고 끝낼 때

늘 곁에 있던 사람이었는데


마지막은 참 간단했다.

정리할 것도 돌려줄 것도 별로 없었다.

"응, 고마웠어."

그 한 줄이면 우리는 끝이 났다.


'이 정도까지'였던 걸까.

우리가 만들어온 시간은?

그 수많은 대화와 안부, 함께 웃고 울던 순간들은

결국 그 한마디로 정리될 만큼의 무게였던 걸까?


억울하지 않지만

그저

서운할 뿐이다.

같이 먹던 밥도, 길게 써내려가던 카톡도, 함께 보낸 여행의 추억도 모두

나에게는 뜨겁게 끓인 국처럼 남았는데


그 사람은 그냥

퍽퍽해진 살 한 조각쯤으로 치워버렸던 걸까.


그럴 수도 있다.

사람마다 남는 농도가 다르니깐..

내겐 진했던 것이,

누군가에겐 싱거웠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이 정도까지'의 사람이었나 보다.

그 사실이

좀 오래 배 속에서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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