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멍멍 컹컹』 X 나를 사랑하려는 너에게
너를 처음 만난 건 햇살 좋은 어느 여름날
부드러운 바람에, 어디선가 모를
고소한 빵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던 순간에
내 두 눈동자에 비친 두 개의 까만 조약돌
갓 구워낸 빵처럼 사랑스러운 갈색 털을 온몸에 두른 채
깊고 투명한 눈동자 너머엔
어딘가 내가 다 알지 못할 슬픔을 몰래 감춰 두고
그런 너를, 너는 마치
내가 다 알아봐 주기라도 한다는 듯
알아봐 줄 거라는 걸 예감했다는 듯
네 까만 조약돌에 비치는 내
당혹스럽도록 벅찬 표정을 오래도록 붙잡아 두었지
그래, 어쩌면 그때 우린 서로
주문에 걸린 거야
지구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들의 운명이
찾아오는 그날까지, 아니 그날을 서로 잊은 것처럼
서로를 놓지 않을 주문
매일, 순간순간이 우리의 전부인 것처럼
힘껏 사랑할 주문
사랑하면 닮게 된다는 말, 알고 있니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둘, 참 많이 닮았어요!"라는 말을
점점 더 많이 듣게 되었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었어
우리가 처음부터, 내가 너를 알아봄을
네가 나를 알아봄과 엮어낼 수 있었던 건
처음 그 순간부터, 우리의 두 영혼이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었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있잖아,
지구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들의 운명이
찾아오는 그날까지, 아니 그날을 영영 잊은 것처럼
나는 너를 놓지 않을게
매일, 순간순간이 우리의 전부인 것처럼
힘껏 사랑할게
이미 매 순간, 너의 온 존재로
찰나가 전부인 것처럼
오늘이 영원인 것처럼
새로 깨어나는 사랑을
내게 가르쳐 주는 너를.
유기견을 입양하려는 당신을 위한 레시피
나와 가족이 되고 싶은 너에게
· 나는 많은 시간과 관심을 필요로 해. 나를 입양하려는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나를 책임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충분히 고민해 보았니? 적어도 10년~14년 이상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다는 각오, 어떤 예상치 못한 아픔과 난관 속에서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책임감이 필요할 것 같아.
· 나에겐 규칙적인 산책과 놀이 시간이 필요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사항이야. 나와 함께 일상적으로 산책하며 바깥 공기를 마시고, 함께 놀아줄 준비가 되어 있니? 나는 오랜 시간 혼자 있으면 마음의 병이 깊어진단다.
나와 가족이 된 너에게
· 나에게는 이전 주인, 이전 환경에서 생긴 남모를 상처와 아픔이 있어. 낯선 환경에 쉽게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특정 상황에 과민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 내가 마음을 열 때까지, 억지로 무언가를 바꾸려 하거나 과도한 접촉을 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며 지켜봐 줄 수 있니? 내가 이곳을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끼게 될 때까지 말이야. 혼자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문제가 크게 느껴진다면, 동물행동전문가와 수의사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아.
· 사람처럼, 나에게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요해. 예방접종과 구충제 투여와 같은 조치도 필수적이야.
·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음식은 없는지 잘 확인하고, 사람이 먹는 음식은 염분이 높고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전용 사료를 주는 게 좋아. 특히 초콜릿, 포도, 양파, 마늘, 아보카도와 같은 음식은 조심해야 하지. 그리고 나는 신선한 물을 정말 좋아해!
· 다양한 사람과 동물,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고 칭찬과 사랑이 바탕이 된 훈육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나는 점차 긍정적인 사회화를 이루게 될 거야.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만큼이나, 나에겐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도 필요해. 함께 사는 곳 한쪽에 나만을 위한 집이나 보드라운 쿠션이 있다면 정말 좋을 거야.
어때? 나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니?
간절한 마음으로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어.
왜냐하면 내 안엔···
너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저 우주보다도 무한하거든!
유기견 구조와 입양을 도와주는 곳들
– ㈔동물권행동 카라 www.ekara.org
– 동물권단체 케어 fromcare.org
– 동물자유연대 www.animals.or.kr
–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www.karma.or.kr
–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www.savelife.or.kr
– 포인핸드 pawinhand.kr/
글: Editor LP
하브하브, 우프우프, 와와, 그르르, 바우바우
월월, 봐우봐우, 브프브프, 왕왕, 망망!
개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한편으로는 사람에게 버려진 개도 많아졌다고 한다. 싫증 난다고, 아프다고, 돈이 많이 든다고… 등등 다양한 이유로 개는 버려진다. 작가는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 등에서 드로잉을 하면서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버려진 개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이러한 작가의 바람을 좀 더 담아, 마지막 페이지에 멍멍 컹컹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유기견 구조와 입양에 대한 유용한 정보도 담았다.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 등에서 드로잉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동물 중 인류의 가장 오랜 친구인 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어요. 오랜 친구여서일까요? 우리는 개의 존재를 너무 당연시하게 되고, 그 고마움을 종종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버려지는 개도 외로운 사람도 없는 행복한 세상을 생각하며, 『안녕, 멍멍 컹컹』을 만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