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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고라니 Dec 26. 2020

[29세내집마련기] 7.대망의 임장 실전편


호갱노노, 네이버부동산, 직방으로

내가 매수할 수 있는 아파트들의 시세와 대략적인 정보를 긁어모았다.

나의 임장 리스트를 다시 한번 공유한다.


이번 편에서는 임장을 다니면서 경험한 나의 스토리와

각 아파트의 장단점을 짧게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가장 가까운 서대문구부터 가보기로 했다.

나와 같이 임장 탐험을 떠나는 동년배들은 편한 신발과,

든든한 옷을 챙겨 입도록 하자!!


(마스크도 꼭 끼세요)



(이번 편을 위해 짤을 손수 제작해 주신

내칭구 레이에게 감사를)





29세 우당탕탕 내집마련기

7. 대망의 임장 실전편





1. 서대문구로 떠납니다




나는 신촌 주변에서 8년 가까이 살았기 때문에,

마포구와 서대문구 동네에 익숙한 편이었다.

내 돈으로 갈 수 있는 것은 가장 작은 평수인지라 조금 내키진 않았지만, 가장 가까운 거리의 후보였기에 임장을 떠나보았다.





<서대문구 천연뜨란채>


서대문구 천연동 / 06년 3월 준공 / 1008세대

12평 / 실거래가 4.9억

실거주 가능 호가 5.3억



장점


1) 서울 4대문 안짝이니 이곳의 입지를 말해 무엇하리,

이 주변에서 가장 착한 가격의 아파트


2) 직주근접 최강, 2호선 충정로 / 5호선 서대문역 /

3호선 독립문역 이용 가능


3) 착한 가격에 비해 괜찮은 연식, 계단식 현관


4) 북아현 2구역, 3구역 재개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곳


5) 시세를 리딩해줄 수 있는 든든한 신축 아파트들이

지천에 깔려있어,

가격은 알아서 차근차근 따라가는 편



단점


1) 언덕... 언덕....!!!!!!!!!


이 근방의 고오급 신축 아파트들도 모두 언덕에 있지만,

이곳의 언덕은 그 모든 아파트 중 제일인 것 같다.

나는 대학교 내내 언덕배기를 올라 다녔는데도

이곳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물론 평소엔 마을버스로 움직이긴 할 테지만,

혹여나 마을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는

올라야 하는 언덕과 + 올라오는 길에 있는

정비되지 않는 다세대주택 골목길이

조금 걱정되었다.




사실 그 외에는 딱히 단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솔직히 나는 언덕배기를 감수할 정도로 아파트 자체는 맘에 들었다.


그러나..너무 작긴 작았다..ㅠㅠ

그리고 당시 나온 매물들도 좀 저층이었고,

그나마 내가 살 수 있는 가장 소형평수들은 아파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조금 불편했다.


그래서...패스~~!!






2. 노원구에 도착합니다





"노원구" 라는 곳을 후보에 넣기 전,

나는 한 뉴스기사를 보았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3&aid=0003579689




노원구는 2030 영끌족들에게 매우 핫하다는 것...!!

그래서 생전 처음 가본 노원구는,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들이 주를 이뤘지만 마치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아파트 동네 같은 정겨움이 있었다.


우선은 GTX 호재와 동북선을 끼고 개발될 광운대역,

월계역과 가까운 월계동으로 향했다.



<월계사슴 3단지>


노원구 월계동 / 95년 6월 준공 / 884세대

17평 / 실거래가 3.85억

실거주 가능 호가 4.2억



장점


1) 1호선 월계역 1분컷, 단지내 연결(에스컬레이터)


2) 착한 가격, 조용함, 관리비 저렴함, 분리수거 편함 등 실거주가 매우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음


3) 동북선 경전철 호재가 있는 월계역 앞,

광운대역 근처 정비로 인해 좀 더 좋아질 듯


4) 경춘선 숲길, 중랑천 등 주변 녹지 환경도 좋은 편


5)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가까움


6) 나랑은 상관없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가까움.


7) 아파트 이름이 졸귀임. 사슴아파트라니..ㅠ

TMI : 나는 6살때 사슴반을 다녔음




단점


1)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라서

바퀴벌레...! 가 자주 나온다고 함


2) 송전탑이 아파트 바로 옆에 있음. 지하화한다고 2019년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감감무소식


3) 내 예산(5억)에 비해

약간 애매하게 돈이 남아서 아깝게 느껴짐






<월계성원>


노원구 월계동 / 95년 6월 준공 / 713세대

19평 / 실거래가 4.8억

실거주 가능 매물 없었음


이곳은 월계사슴 3단지와 가까운 만큼 입지적 장점은 모두 월계사슴과 비슷하여, 그보다 좀 더 괜찮은 장점 면만 적어보려고 한다.



장점


1)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좀 더 가까운 위치


2) 엘리베이터 교체와 전체 복도 샷시 등

꾸준한 단지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평가


3) 오래된 아파트지만 리모델링 추진을 계획중


4) 월계사슴보다 주차가 조금 편한 편(하지만 차 없어서 관계없음)



단점


1)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언제 될지 모름


2) 이마트를 찾는 차량이 많아 자차 이용 시 주말에는 진입이 조금 어려움


3) 동에 따라 층간 소음, 자동차 소음 있음





월계동을 둘러보고 나서 그 외의 라이프 3단지,

중계그린, 상계벽산은 조금 관심 없게 봤다.


그 이유는 라이프3단지는 역과의 거리도 멀고 왠지 모르게 월계동 아파트들의 하위 호환 같은 느낌이 들었고,

중계그린은 재건축 이슈가 있어서 투자매물로 매우 핫했으나 그만큼 호갱노노에 훌리건이 너무 많은 느낌이라.. 조금 꺼려졌다.


'바퀴벌레 녹물 정도는 투자가치에 비하면

신경도 안 쓰이는 수준입니다!!' 라지만...


저는 신경 쓰이는 걸요 ㅠㅠㅠ(바퀴무서엉)


상계벽산은 4호선 상계역과 초근접 거리였는데,

내리자마자 보이는 번잡한 상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

.

.


그래서...

노원구는.. 과감하게.. 스킵했ㄷㅏ....^^


노원구는 사실 투자가치가 무궁무진한 좋은 동네인 것은 확실하나, 뭔가... 나에게는... 조금 심심했다.






3. 강서구로 떠납니다



노원구 임장을 소득 없이 마친 후,

마찬가지로 핫하다는 강서구를 돌아보았다.

지인 S오빠가 강추한 방화 5단지부터 돌아봤는데,

마침 고층에, 남향에, 뚫린 뷰의 괜찮은 매물이 있어서 집을 보기로 했다.




<방화 5단지>


강서구 방화동 / 94년 8월 준공 / 1372세대

17평 / 실거래가 4.9억

실거주 가능 호가 5.3억



장점


1) 향후 최대 산업단지 중 하나로 손꼽힐

마곡단지의 수혜를 받는 5호선 방화역 5분컷


2) 방화역에 하나로마트 등 인프라는 있을 거 다 있음


3) 재개발이 진행 가능한 단지이며, 곧 30년 연한을

채우게 되어 가까운 시일 내 더 오를 가능성


4) 5호선 연장 등으로 계속되는 교통, 개발 수혜




단점


1) 재건축..과연 될까? 언제될까...


2) 내 예산에 오바됨


3) 5호선 끄트머리라 내 직장인 광화문에선

1시간 정도 거리, 조금 멀음



그러나 이 애매모호한 단점을 다 가릴정도로,

방화 5단지의 남향 집에 딱 들어서는 순간,



아... 이 집이다.



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무당이세요? 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 없지만, 나는 공간이 주는 기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어른들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 좋은 일로 나가는지, 나쁜 일로 나가는지까지 체크하는데 뭐)


해 질 녘에 방문했던 집은 빨간 노을이 예쁘게 들어왔고, 친절한 집주인 분과 귀여운 초딩 아이가 맞아주었다.


집이 너무너무 괜찮았다.


오래 사신 만큼 여기저기 수리는 필요해 보였지만,

좁은 집을 깔끔하게 쓰기 위한 노력이 보였다.

아이에게 방을 주기 위해 이사를 하신다고 하여,

그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빌트인 가전들도 몇 개 놓고 가신다고 하니...


가전을 싹 다 마련해야 하는 나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돈.... 돈이 모자랐다...^^



세상에 넓고 좋은 집은 많다. 하지만 싸고 좋은 집은 없다...



인테리어 + 가전 비용으로 남겨둔 돈을

몽땅 끌어쓴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모자랐다.


그리고 나는 이 집을 너무 감명 깊게 본 나머지,

방화 2단지와 12단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궁금하실 분을 위해 적자면



<방화 2단지>


1) 17평 구조는 대부분 1.5룸 형태인데,

여기는 특이하게 투룸으로 되어있다.

거실이 좁아도 방이 2개 필요한 사람에게 Good.


2) 방화역까진 내 걸음으로 걸어서 10분 이상,

그러나 이쪽이 마곡부지에는 더 가깝다.

9호선 신방화역까지도 좀 멀지만 도보로 접근 가능.


3) 5단지의 시세를 따라가는 아파트지만,

앞으로의 오름폭은 5단지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즉, 가성비가 더 좋다!




<방화 12단지>


몰라요... 대충 봤어요... 그냥 비슷해요...

근데 5단지가 더 좋아...ㅠ 5단지 살래...



(5단지 사고싶어어어엌)

(돈없어어엌)



강서구 임장은 처음 본 집인 5단지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다른 곳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는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고민에 빠졌다.

부모님 찬스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잠시 TMI 시간★

나는 당시 엄마와 사소한 다툼으로 싸웠고

일주일 넘게 말을 하지 않는 냉전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임장에 필요한 조언을 얻는 것은 꿈도 못 꿨고

엄마찬스를 부탁하는 것은

너무나도 민망한 일이었다 ^_ㅠ


부모자식 간에 자존심을 왜 세우냐고 할 수 있지만,


나도... 자존심이 있다...!!!ㅠㅠㅠㅠ

물론 곧 엄마한테 사과할 생각이었지만

엄마가 돈 문제때매 사과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싫다.......!!!!!!!!!



그런데 너무 사고 싶다 ㅠㅠㅠㅠ




혹시 모르니 부동산에 네고가 가능할지 부탁해놓고

따스했던 방화 5단지를 가슴에 안고

씁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지금까지의 임장 리스트를 다시 한번 되짚으며

S오빠가 추천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구로구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4. 구로구에 진입합니다



사실 나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인턴을 했었다.


애정하는 추억의 또봇



그 때 당시, 7호선 남구로역에서 출퇴근했었는데,


인턴 생활을 하며 좋은 일밖에 없어서 그런지

다니던 길은 안전한 길이여서 그랬던 건지

아님 단순히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


흔히들 말하는 차이나타운에 대한 흉흉한 얘기도

나에게는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았었다.


오랜만에 익숙한 동네의 지도를 훑어보며,

밤 9시가 넘는 야심한 시각,

나는 한 아파트를 발견한다.



<구로 두산위브>


구로구 구로동 / 06년 7월 준공 / 660세대

17평 / 실거래가 4.95억

실거주 가능 호가 5.1억



장점


1) 구로디지털단지 초근접 지역, 2,7호선과 가까움


2)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연식, 관리 잘 된 아파트


3) 서울에 이 가격의 아파트가 남아있다니...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엄청난 가성비


4) 지하주차장이 있어 단지 내 차가 없고 쾌적


5) 넷마블 지스퀘어 내년 입점 예정,

신안산선 간접 수혜 지역


6) 구디단과 함께 있으니 인프라 최고!

스벅부터 이마트까지 없는 게 없다.



단점


1) 내 직장인 광화문과는.. 멀다

서울 끄트머리인 방화동과 다를 바 없음


2) chinatown risk....^^


이 아파트는 근처에 있는 한신휴플러스와 삼성래미안과 마찬가지로, 내가 오며 가며 자주 보았던 곳이다.

비록 5년 전이지만, 단지가 깔끔했던 기억이 있어

매물을 뒤져보았다.


그때, 내 눈에 띈 한 매물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 조건만 맞으면 네고 가능 <<


조건...!!!! 그 조건이 대체 뭔데....!!!!!!!!!!



나는 야심한 시각에도 불구,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집주인의 조건은 조금 까다로웠다.

중도금이 1억, 잔금 일자가 한 달 조금 넘는 정도밖엔 되지 않아 여유가 없었고 타이트했다.


그러나 나는 무주택자에,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현금을 들고 있었기에 조건에 맞출 수 있었다.


"네고... 네고 가능한가요?!?!"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에게 물었지만,

집을 보지도 않고 네고를 하냐는

차가운 답변이 돌아오자 나는 물었다.



"그럼 지금 볼 수 있나요?!!"


그리고 밤 11시, 나는 대림역에 도착한다.





잡설을 줄이고 간단하게만 쓰려고 했는데

임장을 다니면서 다사다난했다 보니 점점 길어진다..

(죄송합니다)



다음 편에는 내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최종 후보인

방화 5단지 vs 구로 두산위브

두 매물 중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 이유도 같이 공개하고자 한다!



다음편 >>



8. 정했다 나의 첫 집



(갓 태어난 부신생아입니다. 부동산의 길을 먼저 걷고 계신 선배님들의 응원과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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