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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고라니 Jan 08. 2021

[29세내집마련기] 8.정했다 나의 첫 집



죽어라고 임장을 다닌 결과,

나의 최종 후보가 두개로 가려졌다.



방화5단지 VS 구로 두산위브


이전 편을 쓰루하신 분들을 위해

내가 본 각 매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다시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나의 최종 선택은?





29세 우당탕탕 내집마련기

8.정했다 나의 첫 집






구로 두산위브와 나는 11/29 일자로 한 몸이 되었다. 이제부터 구로 두산위브에 대한 공격은 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구로 두산위브


이번 편에서는 내가 구로 두산위브를 선택한 이유를

나의 개인 사정 / 실거주 관점 / 투자 관점에서 설명하고,

나의 매수에 대한 우리 집 국토부장관님(엄마)의 평가 및 피드백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왜 구로 두산위브인가?

(아기고라니의 사정)



우선.... 지난 편에서 다들


"그냥 빨리 어머니와 화해하고

엄마 찬스 쓰세요!!!!!!!"


라고 한목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계약일까지 엄마와 화해를 하지 못했다(...)

(아아..들린다.. 좌중의 탄식 소리가.. ㅠ)




ㅠㅠ 엄마가 전화를 안 받는데 어떡해요



방화 5단지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나의 금전적 이유가 제일 컸다.


우선 방화 5단지는 네고가 불가했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봐도

내 힘으로는 5.3억의 집을 살 수 없었다.


등기 비용이나 수리 비용까지 감안했을 때,

부모님 도움 없이는 절대 살 수 없었고,

나는... 이상하게도 첫 등기는 온전히 내 힘으로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죽일 놈의 자존심)


첫 집, 첫 등기, 첫 투자.

온전히 나의 자금과 나의 공부로만 이뤄낸다면

나를 철부지, 온실 속의 화초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나를 봐주지 않을까?


맨날 여행 가고 명품 사고 술 먹고...

집에서 돈 먹는 하마 취급 당하는 나지만

첫 등기를 온전히 내 힘으로 이뤄낸다면

부모님도 기특하게 생각하고 더 도와주시지 않을까?

(나중에 상급지 갈아탈 때 도와주시지 않을까?)




데헷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집은 5.1억의 호가였지만 네고에 성공했다.

(불장에 네고하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전 집주인 분은 이사 갈 집의 잔금 일자가 정해진 상황이었고, 나는 그 모든 중도금/잔금 일정에 맞춰드릴 수 있었다.


또한 이 집이 첫 집이며, 가전과 가구를 모두 사야 하는 점, 머리를 안 감고 더러운 롱패딩을 입고 가는 등(...)

깨알같이 나의 가난함을 어필했고,

부동산 사장님들도 만 29세에 집을 사러 온 나를

매우 대견하게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작업을 진행해 주신 결과

최종 4.95억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부동산 시장에서 어리고 가난한 것은 무기라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무주택자는

이런 네고 면에서 유리한 것 같다.


갈아타기를 하는 1주택자의 경우,

갈아탈 주택의 금액과 잔금 일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마련인데, 무주택자는 총알만 있다면 웬만한 조건은 다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이 집을 계약하게 된 이유는

매도자의 조건에 다 맞춰주며 네고 성공

+

부동산 사장님들의 열렬한 지지와 아낌없는 도움



이 두 가지가 컸다.






2. 왜 구로 두산위브인가?

(실거주 관점)




1) 하나로마트보단 이마트



방화 5단지와 구로 두산위브 둘 다 생활 인프라는 완벽하게 갖춰져 있으나, 인프라의 성격은 약간 다르다.

방화 5단지는 하나로마트를 끼고 있는 전형적인 주거상권의 느낌이라면, 구로 두산위브는 상업지 인프라 성격이 더 강한 곳이다.


동년배들은 하나로마트와 이마트 중에 고르라 한다면

어디를 가겠는가?


"난난난난난나나나~ 해피해피해피 이마트~♪"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쾌적한 이마트가 나는 더 좋았다.

(이마트가 좋아서 주식도 샀음)


따라서 소형 평수의 실수요자인 2030,

특히 싱글이나 애가 없는 신혼부부에게는

밤늦게까지 왁자지껄한 각종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술집이 즐비하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그런 인프라가 더 생활에 편하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구로 두산위브 근처는 스타벅스가 5개나 있다.

펜타스세권이다.

(1개는 좀 멀음)





나는 나의 안목은 믿지 않지만

이마트와 스타벅스의 안목은 믿는다.





2) 비교적 젊은 연식의 브랜드 아파트



부동산 시장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동년배라면

우리의 작고 귀여운 씨드로는 나보다 나이 많은 아파트에 가야 하며, 래미안 자이같은 브랜드 아파트는 금수저의 영역임을 깨닫게 된다.


내가 아파트를 매수하고 단지 사진을 올리자,

지인들의 폭풍 같은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집 완전 깔끔하고 괜찮은데???? 어디야???"


06년도 준공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연식이 있지만,

그래도 90년대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는,

좀 더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의 모양새를 갖췄다.


단지 내의 쾌적한 조경과, 넓은 지하주차장 등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는 동년배들에게는

이런 요소도 하나의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3) 동향이지만 탁 트인뷰


동향 집은 처음이라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다음날 오전 11시 정도에 다시 방문해서

최대 일조량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해보았다.


내가 매수한 아파트는 앞쪽에 초등학교가 있어,

앞으로 조망을 가릴 일이 없었고 탁 트여있었다.

또한 고층으로 일조량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4) 2,7호선을 끼고 있는 동네





나는 2호선을 좋아한다.

2호선은 서울 어디로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는 광화문이기 때문에 조금 멀지만,

나는 앞으로 살 날이 훨씬 많이 남은 사람이므로

이직이나 학업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을 때

서울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2호선, 7호선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5) 차이나타운 개이득



(첫 집 매수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고슴도치맘이 되어버렸으니 주의)


이 아파트가 인프라와 입지를 갖췄음에도

지금까지 6억 이하인 이유는 딱 하나다.


차이나타운 리스크


나도 처음 임장을 가는 날, 대림역에 도착했을 때

온 거리가 중국 간판으로 도배된 것과

아무렇지 않게 지하철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을 보며

이것이 차이나타운인가...ㄷㄷ 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코로나로 해외여행도 못 가는 와중에

중국 현지의 마라탕과 훠궈와 양꼬치와 칭따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의 땅이 아니겠는가?



(행복회로 돌아가는 소리)


아무튼 잘 생각해 보니

차이나타운 리스크는 나한텐

그렇게까지 리스크는 아니었던 것 같다.


키울 애도 없고,

밤늦게 나다닐 일도 없고,

나는 니하오 씨예씨예를 잘한다.


(이삿날 먹을 짜장면 맛이 기대된다)






3. 왜 구로 두산위브인가?

(투자 관점)




1) 저평가 아파트, 꾸준한 수요


구로 두산 위브가 저평가 아파트가 아니라,

그냥 저가 아파트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이유는 아까 말한 차이나타운 리스크와

가리봉동, 대림역 주변의 지저분한 건물들일 것이다.

즉, 동네 인식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식이 좋지 않아도

고정적인 수요가 받쳐주면 거래에는 문제가 없다.

구디단과 가디단에 수많은 직장이 있으며,

우리에겐 차이나타운이 리스크이지

중국인에게는 베네핏이다.


마라탕으로 씨드를 모으신 중국 분들이 분명 계실것이다.

(그리고 나는 돈에는 국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은 몰라도, 남구로에서는

여기가 타워팰리스고 한남더힐이다.

(물론 나한테도^^)



개인적으로,

서울 중저가 아파트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현시점에서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6억까지는

무난하게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재개발 호재



https://blog.naver.com/3f_hair_/222141949904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원룸 근처인 아현2구역, 아현3구역 재개발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고 귀여운 호재이지만^^;;

아무튼 공공재개발은 호재임이 틀림없다.


현 정부 기조 아래에서 재건축은

10년 이상 존-버해야 가능할까 말까다.

그러나 낙후지역 공공재개발은 매우 빠른 속도로 추진되며, 남구로 근방에는 10년이 넘도록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없다.


서울 신축은 무서운 속도로 신고가를 갱신 중이고,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동안은 그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근처에 들어오는 신축 아파트가 있다면,

그 아파트를 따라 내 아파트도 가격이 오르는

수혜를 보게 된다.



3) 지스퀘어 입주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2/10/2020121002342.html



21년 3월 넷마블 신사옥에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당시 넷마블은 서울의 노른자 땅에 신사옥 건축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지역주민에게 녹지와 문화시설을 제공할 것을 서울시와 약속했다.


굉장히 가까운 시일 내에

인프라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도 있으나,

진가는 넷마블 입주 후에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넷마블이 꾸민 문화시설은...

너무너무 기대된다

(맨날 가서 게임해야지)






4. 우리집 국토부장관님의 피드백



나는 이 집을 밤 11시에 가서 보고,

다음날 아침 11시에 가서 한 번 더 보고(일조량 체크),

그 뒤에 바로 계약서를 썼다.


계약서를 쓰기 직전까지도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카톡으로 통보했다.




끝까지 쟈가운 엄마


엄마 나 계약하기로 했어


그리고 내 생애 첫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멋있게 도장찍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제작주문 해놓고 안 갖고 옴)


놀랍게도 이 계약을 하자마자 엄마와 나의 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되었고,

아빠가 "무슨 쪼끄만게 겁도 없이 집을 사!!" 라는 말에

엄마가 "아유 당신은 가만히 좀 있어" 로 대응하며

모녀 사이는 다시 훈훈해졌다.


나의 첫 매수에 대한 엄마의 평가는 이러하다.




잘한 점


1. 부모님의 돈을 씨드로 넣지 않고

온전히 내 힘으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


2. 예산 확보부터 대출, 세금까지

모든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계산한 것


3. 규제와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




못한 점


1. 방화 5단지를 샀어야 함


엄마가 전화를 안받았잖아......ㅠ




2. 아무리 그래도 집을 사는 것은 큰일인데

부모와 미리 상의하고 했어야 함


엄마가 전화를 안받았잖아 22




이렇게 나는 구로 두산위브를 매수했다.

그러나....

집은 계약서를 쓸 때까지가 제일 간단하고,

정말 복잡한 것은 그 이후 절차라는 것을 깨달았다 ^^


다음 이 시간에는

가계약금,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치르고

등기까지 마무리하는 절차로 돌아오려고 한다.

(아직 잔금을 다 치르지 않아 좀 나중에 돌아올 것 같다)


동년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절차이므로,

최대한 세세하게 나의 경험담을 풀어보고자 한다!



다음편 >>


9.가계-계-중-잔


(갓 태어난 부신생아입니다. 부동산의 길을 먼저 걷고 계신 선배님들의 응원과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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