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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쫑 Nov 06. 2019

미완의 궁전 따께오, 시엠립

화려했던 앙코르 제국


  따께오 사원은 로마시대의 거대한 궁전을 연상케 한다. 코끼리테라스에서 승리의 문을 통과해서 1.5km 가면 만난다. 앙코르 유적의 중심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따께오 사원을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따께오 사원에는 조각이 없다. 그래서 미완성의 사원이라고 말한다.  앙코르 유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워낙 방대하게 퍼져 있기에 각각의 유적은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10c말에 세워진 따께오 사원은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다. 가이드가 그냥 지나치면 찾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게 앙코르 유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유적을 혼자 다니며 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께오 사원은 앙코르톰에서 따프롬 사원을 가는 길 우측에 있다. 나는 이 사원을 나중에 가봤다. 지나가며 높이 솟은 외관을 몇 번 보니 마치 다 본 것 같아 미루고 미루었던 것이다. 따께오 사원은 길에서 봐도 사원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피라미드의 경사가 급해 한눈에 잘 들어온다.

1층 기단

  따께오 사원은 적회색의 사암으로 지어져 전체적으로 느낌이 중후하다. 사암의 색상이 그렇고 단단한 돌로 만들어져서 사원이 웅장하게 느껴진다. 1층 기단을 도는데도 한참을 걷는다. 눈앞의 기단을 보다가 끝을 보면 끝이 희미할 정도로 크다. 정교하게 쌓아 올린 벽돌은 용맹스러운 무사의 모습처럼 단단하다. 견고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겉에서 본 것보다 훨씬 웅장한 모습이다. 2층 기단을 두르고 있는 벽이 엄청 높아 보는 사람이 눈을 위로 치켜 봐야 한다. 마치 궁전의 지붕 한 면 같다. 높은 기단 안에 궁전의 비밀이 숨어 있을 거 다. 사람이 많지 않아 느끼는 적막감은 1층 뼈대만 남은 회랑을 보니 쓸쓸함으로 바뀐다. 이런 때는 사람이라도 많으면 으련만..

2층에서 본 1층 회랑
라이브러이

  2층에는 '라이브러리'가 두 개 있다. 라이브러리도 무척 견고하게 느껴진다. 미완의 사원 비밀이 이곳에 있기를 바랐지만 텅 비었다. 앙코르 유적에는 거의 다 라이브러리가 있다. 크메르족의 문화 수준을 알 게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라이브러리는 무너져 없어졌고 그나마 있다 해도 그 안에는 서적이나 자료는 없다. 오직 알 수 없는 비밀만이 있을 뿐이다.


3층을 오르는 계단


  3층을 오르기에 이곳도 만만치 않다. 네발로 걸어야 올라갈 수 있다. 3층까지의 계단은 경사가 급한데 계단으로 놓은 돌이 간격이 틀려 어떤 곳은 발판이 매우 좁다. 계단의 돌도 엄청 크다. 계단이 마치 근육질의 남성을 연상케 한다.  







  3층은 의외로 좁다. 40×40m 중앙성소는 네 모서리에 탑을 세우고 중앙성소탑은 3단의 돌 위에 세웠다. 중앙성소탑의 기둥은 무게가 엄청 나가는 돌이다.  네모서리 탑의 돌도 그렇고 대부분의 돌이 크다. 운반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사암은 단단해서 조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3층 성소에만은 조각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다. 조각이 없는 건지 일부러 조각을 안 한 지는 따께오 사원을 지은 자야바르만 5세(968~1001)만이 알 것이다. 미완의 사원이라고 말하는 따께오 사원은 이것으로 이미 완성된 것인지도 모른다.

중앙성소의 돌들

  중앙성소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시선이 아주 단순해진다. 굵직한 연필로 쓱쓱 한두 번만 스케치하면 된다. 고푸라 역시 돌을 쌓아 올린 단순한 형태다. 여기서는 가식이 필요 없다. 눈으로 선을 그리면 그게 전부다. 단순한 것이 최고의 예술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 따께오 사원이다. 세상살이 복잡하여 머릿속 비우고 싶을 때마다 나는 따께오 사원이 생각난다

위에서 내려다 본 따께오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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