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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Dec 30. 2017

제39화, 2015년 취준생 일기: 나쁜생각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한 사람이 가지기엔 마치 신기루와 같다.


앞뒤재지 않고 원하는 것만 바라볼 수있는 환상의 시야를 가지지 못하면 사실 불가능 하다.


나는 기자 지망생이다. 지망생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지잡대라는 명칭이 어울릴 정도로 말도 안되는 케이블 방송사에서 아나운서로 일했고, 어이없을 정도로 베끼기 기사만 써대는 인터넷 언론사에서 일했었다. 그게 2014년의 내 인생이었다. 올해는 조금 나아졌긴 했다. 나는 동아일보 인턴 생활을 했다. 조중동이라는 3개 메이저 언론사의 기자로서 인턴을 했다. 취업연계라는 말 덕분에 더욱더 구미가 갔던 활동이었다. 하지만 난 정규직이 되지 못했고 남들을 칭찬해줬다. 당시 기분은 말도 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사실상 웃으며 그들을 축하해주기에는 내 아량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쩔수 없다. 내 인생은 그렇게 선택받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3달이 또 지났다. 이제는 통신사 인턴이다. 통신매체 기자로서 인턴 생활을 한다. 그놈의 인턴인턴이 이젠 2번째다. 좋은 상태가 아닌것은 여전히 동일하다. 나는 그동안 어떤 준비를 했길래 아직도 이렇게 자리를 못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점점 기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다. 잘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잘 하고 싶은데 이게 뭔지 싶을 정도로 뭔가 하찮은 내가 된 것이 더욱 절망적인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나를 붙잡을 수 있는 건 없다. 패기도 그렇지만 열정도 그렇다. 이젠 '듣보잡의 열정'을 믿지 못하겠다. 저말. 저 말에 대한 신뢰가 낭떨어지다. 나는 결국 패배자고 떨어졌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 이번 인턴을 못했으면 나는 아마도 편의점이나 최저임금 알바를 받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붙잡기가 힘들다. 붙잡고도 앞이 보이지 않는것이 더 큰 문제다. 나는 결국 어디로 달려가는가? 아니 달리는 것은 맞나. 점점 명확해지는 이 불행을 어떻게 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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