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터 출산까지 (2017.04.20. 작성)
출산 전후로 챙겨야할 중요한 것이 많기 때문에, 놓칠까봐 미리 정리해봤다.
어린이집 대기 신청을 하기 위해서 아가가 태어나자마자 출생 신고를 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태아로 신청이 가능했는데 허수가 많아서인지 출생 신고를 한 아가만 대기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아가의 이름에는 내가 좋아하는 한자를 넣고 가족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 남편도 이에 동의했고, 어른들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름을 지을 수 있었다. 어찌보면 부모가 아가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아직도 돌림자를 써야 하는 집이 많고, 어른이 이름을 지어서 주시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내 의견을 존중해주신 어른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가의 공간으로 아가 침대와 범퍼 침대 중에서 고민했다. 산후조리 중에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것이 힘들 것이기 때문에 아가 침대를 고려했었지만, 아가가 금방 크기도 하고 대여했다가 반납하는 것이 귀찮기도 해서 범퍼 침대를 사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가 옆에 산모가 누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대부분의 범퍼침대는 천으로 된 것이 많아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 되도록 짙은 색을 찾았지만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무독성 PU 소재로 만들어져서 세탁할 필요가 없이 물로만 닦아도 되는 범퍼침대를 알게 됐다. 침대의 벽을 세울 수도 있고 모든 부분을 펴서 매트로도 활용할 수 있어, 아가가 기고 걸을 때까지 쓸 수 있을 것이라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검정색으로 구매했다. 나중에는 잘 접어서 어린이 쇼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깨끗하게 쓰면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다.
쇼핑몰 사이트별로 가격 비교를 했고, 아가 베개를 사은품으로 주는 곳에서 구매했다. 비교하면서 보니, 이 브랜드에는 다양한 아가 용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아가 용품과 달리 대부분 흑백 컬러로 모던하게 구성되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범퍼 침대를 사면서 다른 물품도 사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임신·출산·육아는, 결국 돈돈돈'에서 정리했던 것처럼, 물려받고 선물받은 물품을 정리한 후에, 기본적인 것(가제손수건, 살균소독제, 물티슈, 체온계, 방수요 등)만 구입해놓고 아가를 키우면서 그때 그때 온라인으로 필요한 것을 사기로 했다. 모든 것이 다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아가에 따라 맞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 쇼핑몰마다 가격 차이가 있고 사은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으니 결제하기 전에 꼼꼼하게 비교해보는 것은 필수(진짜 귀찮다.). 그리고 아가는 금방 크기 때문에 물품을 사용하는 시기가 길지 않으므로 중고 거래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병원과 산후조리원 가방을 별도로 싸라는 사람도 있지만, 병원보다 산후조리원에 있을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기본 물품을 더 챙겨 하나의 캐리어에 짐을 쌌다. 짐을 싸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있을 기간과 그곳에서 제공하는 물품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물품의 중복을 피할 수 있고, 부족한 물품을 챙기기 위해서 남편이 여기저기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산모는 출산 후 체온 조절을 위해서 내복, 팬티, 가디건, 슬리퍼, 수면양말, 사이즈가 큰 신발이 필요하다. 출산 후에는 피(오로)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성인 기저귀가 필요한데 보통 병원과 산후조리원에서 제공된다고 한다. 하지만 피의 양이 많기도 하고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옷을 갈아입다보면 피가 샐 수도 있으므로 팬티는 버려도 되는 것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출산 후에도 챙겨 먹어야하는 철분제를 비롯, 모유수유를 하기 위한 물품(수유브라나 수유나시, 수유패드 등)을 준비했다. 모유수유할 때 유두가 상할 수 있어서 유두크림(엄마의 유두 균열 뿐 아니라, 아가가 기저귀 발진이 생겼을 때도 바를 수 있는 크림)은 준비했는데, 유두보호기까지 준비하지는 않았다. 추후 필요하다 싶으면 그 때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 밖에, 나와 남편이 사용할 세면도구와 휴대폰 관련 물품 등을 챙겼고, 누워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꺾이는 빨대도 준비했다.
출산 전에 남편과 상의해서 결정해야할 일이 많지만, 이 두 가지는 꼭 상의해야 한다.
먼저, 자연분만을 하다가 제왕절개를 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한다. 자연분만을 원하는 산모의 경우, 자신이 고통 때문에 수술하겠다 하더라도 그말을 듣지 말아달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남편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 출산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산모이므로 남편은 그 의견을 존중해주면 된다. 우리는 중간에 그런 상황이 오면 수술을 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아빠가 아가의 탯줄을 잘라줄지 결정한다. 이건 병원마다 다른데, 내가 다니는 병원은 출산을 하고 나서 깨끗하게 처리한(?) 탯줄을 아빠가 자른다고 한다. 남자들 중에 트라우마가 생기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나 보다. 우리는 남편이 탯줄을 자르기로 했다.
출산 후에 연락드릴 친지와 지인의 연락처를 남편에게 전달하고,남편은 자신의 연락처와 합쳐 정리해두도록 한다.
출산 후에는 매운 것과 시원한 것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매운 것은 원래 못 먹으니 상관없는데 시원한 것은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팍팍 퍼먹었다. 그리고 모유수유하는 동안에는 먹지 못할 피자와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도 먹었다.
육아 휴직 지원금은 원래 급여보다 적기 때문에, 휴직 기간동안 쓸 남편 명의의 카드를 결정해놓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연말정산에서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은 출산 후에 산후조리원에 연락해서 퇴원 후 입소할 계획을 잡도록 한다. 또한, 출산 전에 정리한 연락처를 보고 친지와 지인들에게 출산했다는 연락을 한다.
출생 신고는 생후 30일 이내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출생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신고할 사람의 신분증과 아가 이름(한문 이름이라면, 한문도 알아 가야 한다)을 가지고 주민센터에 가서 신고하면 된다.
가정양육수당은 출생 후 2개월(출생일 포함 60일) 이내에 신청하면, 출생일로 소급하여 지원받을 수 있다. 출생 신고를 할 때, 수당이 입금될 통장 사본을 가지고 가서 가정양육수당도 함께 신청하면 되는데,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도 신청 가능하다. 12개월 미만 일반 아동은 월 20만원을 지원받는다.
성별 변경은 출생 후에 가능하며, 계약자나 보험금 계좌 소유주가 할 수 있다.
출생 신고 후,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에서 신청하면 된다.
2016년 12월부터 신생아가 있는 출산가정에게 1년 동안 30%(월 16,000원 한도)의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다. 출생 신고 후, 고객센터(국번없이 123)에서 간단하게 신청이 가능하다. 단, 출생 신고지 주소와 전기요금 할인 신청지 주소가 동일해야 한다.
출산 전에 해 놓아도 상관없지만, 출산 이후 입원 기간동안 소독해 놓는 것이 산모나 아가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가가 태어난 후에 맞혀야할 예방접종이 많다. 그 일정을 관리하고 누락하지 않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리는 추후에 하더라도, 보건소나 소아과에서 맞힐 수 있는 결핵주사는, 보건소에서 맞히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그래서 출산 후 되도록 빨리 예약하기로 했다.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유아 예방접종 일정 관리 페이지가 있으니, 그곳을 참고하면 된다.
출산 전에 사지 않았던 물품 중에 필요한 물건을 그때그때 구입한다. 앞으로 계속 해야할 일이다. 생각만해도 피곤하고 귀찮지만 잘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