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고 모호한 게 제일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지?”
“이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지?”
그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효율성.’
빨리, 확실하게, 손실 없이.
효율이란 이름의 비법 소스가 있다면 어떨까.
이미 완성된 맛, 정해진 순서, 빠르고 간편한 조리법.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제품을 슬며시 검색해보고 싶어 질지 모른다.
마음이 지칠 땐,
복잡한 조율보다
확실한 정답을 원하게 되니까.
그러니 부모가 이 단어에 흔들리는 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럽다.
효율성이라는 단어에는
결과 중심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양'을 따지고, '속도'를 따지는 말.
맥도널드에서 투플러스 한우 패티로 즉석에서 구워달라는 것처럼,
우리는 빠르게 해결되면서도
깊고 건강한 효과를 기대한다.
속도와 깊이를 동시에 원하는,
조금은 욕심 많고, 조금은 지친 마음.
그 마음 깊은 곳엔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과 불안이 숨어 있다.
효율을 목표로 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조급함은
아이를 기다리지 못하게 하고,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아이에게는,
함께 머물며 맞춰가려는 그 마음이
그 순간의 정서로 남는다.
부모가 얼마나 빨리 해결했는지가 아니라,
그 순간에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게 마음에 남아 있다는 것.
우리도 경험했듯이 말이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을
효율이라는 단어가 흔들어버리는 이유는
'지금보다 더 나은 방법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내가 그걸 몰라서 이렇게 힘든 걸까'
효율을 찾고 싶은 그 마음엔
‘지금의 어려움’이라는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고,
그만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상담 현장에서도
“애매하고 모호한 게 제일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확실하게 말해줘야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것 같다고.
그 말 안에도 역시
‘내가 불안하다’는 감정이 숨어 있다.
양육은 불안을 견디는 일이다.
말 대신 기다림으로 말하고,
결과 대신 과정을 함께 느껴야 하는 시간이다.
아이의 감정에, 아이의 속도에, 아이만의 리듬에
부모가 자신을 맞춰가려는 그 조율의 자세가,
서툴지만 진짜 연결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