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는 쥐불놀이를 망우리라 불렀어.
학교에서 절기와 명절에 대해 배울 때 쥐불놀이가 뭐냐고 선생님께 여쭈어봤는데, 듣고 보니 망우리였어. 아 망우리네, 우리는 대보름날 아니어도 돌려요, 밭에 눈이 쌓여있으면 괜찮아요.
망우리 만드는 법을 적어볼게.
1. 준비물 찾기
넉넉한 크기의 깡통, 긴 철사, 못, 망치, 장작개비, 장갑
2. 만들기
깡통을 깨끗하게 씻는다.
깡통을 장작에 끼워 두 발로 고정한다.
못과 망치를 이용해 구멍을 전체에 뚫어준다.
입구에 마주 보게 손잡이 구멍도 뚫는다.
철사를 손잡이 구멍에 끼우는데 철사가 손잡이 끈이다.
일어서서 끈 길이를 맞추고 철사를 꼬아 단단히 단다.
다 만들었으니 정리를 한다, 물건들 모두 제자리.
3. 돌리기
숯과 솔가지가 필요하다.
숯은 부엌 아궁이나 화로에서 가져오는데 보통 누구 한 명이 가져와서 나눠준다.
깡통에 숯을 담고 솔가지를 넣는다.
철사를 잡고 재주껏 빙빙 돌린다.
옆으로 돌리기, 엑스로 돌리기, 위로 돌리기, 양손으로 돌리기, 팔자로 돌리기...
팁 : 양발을 살짝 발리고 다리에 힘을 준 뒤 박자에 맞춰 양발에 교대로 힘을 실어주면 춤을 추는 것처럼 프로다운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다.
4. 마무리
망우리 돌리기가 끝날 때는
얘들아, 비켜, 이리로 와 하고 알린 뒤에
돌리는 박자에 맞춰 눈밭 멀리 망우리를 던진다.
망우리를 던질 때 둥글게 떨어지는 불꽃이 유성 같아서인지 우리는 그때 소원을 빌었어.
칙 눈에 닿아 불꽃이 꺼지기 전에 얼른 조용히.
그때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
아마 가족들과 나와 강아지들의 건강 같은 그런 소원이었을 거 같아.
고등학교 1학년부터 빈 소원은 다 기억이 나.
그때 페르세우스 유성우 때 휙 떨어지는 별이 너무 순간이라 소원을 미리 정하고 빨리 말하는 연습을 했었거든.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 “
이 소원을 얼마나 고심해서 정했는지 몰라.
너무 많은 소원은 욕심쟁이 같을까 봐
한 문장에 많은 걸 담으면서도 욕심쟁이 같지 않은 걸 찾으려고.
타임머신을 타고
신나게 망우리를 돌리던 나에게로 가서
저 소원 한 문장을 살짝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