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계절이 흘렀다는 증거가 아니라
잠깐 멈췄다가
다시 놓아버린 자리처럼 남는다
가득 피어있을 때조차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얼굴
그래서인지
나는 그 앞에서
무언가를 말하려다 자꾸 멈춘다
지금 붙잡는 건
곧 사라질 것들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흩어지는 쪽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