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리기

다시 달린다

by gozal

런닝 열풍이 불고있다.

정작 평생을 취미도 달리기, 특기도 달리기인 나는 아예 달리는걸 멈춘지 오래되었다.

생각해보니 부끄러운 것이 나는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지 '운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던 중 읽었던 '운동심리학'책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란 일주일에 3회이상 하루 30분이상 운동하는 사람을 말한다." 라고 되어있었다. 나는 그 구절을 읽고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 이후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답할때 나는 운동을 가르치지만 현재 운동을 하고있지 않다. 고 말한다.


그런 나도 매년 쉬지 않고 하는게 있었는데 마라톤대회 5km에 참가하는 일이었다. 연습없이 당일만 달리는데 매년 건강검진을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어떤 해는 몸과 마음이 가벼웠고 제일 앞에서 눈대중으로 쎄보이는 언니들 수를 세어보면 늘 그 다음 등수였다.


연습은 안해도 지기는 싫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 아직 괜찮은데' 하기도 했고 그 다음 해에는 노력하지 않으면 노력하는 쎈언니(?)들은 절대 앞설 수 없다는 삶의 교훈을 얻기도 했다.

어떤 해에는 '내년에는 걸을 수 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사실 이제까지 달리기를 하면서 걷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마지막 마라톤 대회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었다. 코로나가 창궐한 시기에도 비대면 마라톤 대회에 신청하긴 했지만 함께 모여서 출발하던 그 느낌은 아니었다. 코로나가 나타나기 전 마지막 마라톤에서 나는 진짜 달리기의 묘미를 약간을 알것 같았다. 처음으로 쎈언니들을 세어보지 않았고, 선두에 서서 출발하지도 않았다. 나를 스쳐 앞서가는 이들을 너그러이 바라보았고 주변의 풀냄새와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알던 달리기는 이기는 달리기였다. 달리는 것은 항상 경쟁이었고 긴장의 연속이었다.



나는 어제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첫 100m에서 작년에 터진 종아리가 찌릿하고 무릎이

시렸다. 순간 '아 !나는 이제 끝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몸이 가벼워지고 호흡이 안정되어갔다. 다리는 점점 빨라지고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하지만 1키로를 넘으니 호흡보다 다리가 따라와주지 않아 멈춰야만 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달리기로 자유를 얻었다. 비로소 나에게 집중하고 흙냄새와 풀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달리기 잘하는 사람 말고 성실히 달리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마라톤 대회날 어떤 글을 쓰게 될까 벌써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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