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뒤 찾아오는 자존감 상승
얼마 전 올렸던 글이 다음 포털에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의 글을 조회했다.
재밌는 에피소드라 생각해서 올렸던 건데 그 수많은 사람들 중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걸 깜빡했다.
지금까지 썼던 글과 그림에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색깔이 맞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텐데 아무런 쓴소리를 들어보지 못해 잠시 잊고 있었던 거다.
처음으로 내가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댓글들을 받으면서 나는 충격을 받고 사실 상처도 받았다.
그 날 하루는 종일 우울하고 안 그래도 예민한 성격이 더 예민해지더니 자괴감이 들고 슬퍼졌다.
제일 걱정스러웠던 것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닫아버리게 될까 봐 무서웠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한 발 내딛고 보니 흥미로운 일들과 많은 기회들로 가득한 이 세상이 나에게는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됐다.
혼자 묵묵히 이겨내려는 게 더 힘들어서 내가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걸 유일하게 아는 친구 2명에게 위로를 받고 남편에게 하소연하면서 내 마음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봤다.
당장 바른 연고라 아물지도 않았고 여전히 쓰라렸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란 믿음이 갑자기 생겼다.
그리고 생각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름도 모를 나 같은 작은 존재에게 굳이 시간을 내서 댓글까지 달며 쓴소리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내가 조금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연예인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
이 말은 '악플도 관심'이라는 말이다.
정말 무관심하면 내 그림과 글을 그냥 지나쳤겠지.
아니, 한심하게 느꼈으면 하찮게 여겨서 더 무시하며 지나쳤겠지.
하지만 굳이 그 댓글들을 달았다.
많은 댓글들은 아니었지만 그 몇 명의 시간과 생각이 그 순간은 '나를 위해' 소비됐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니 괴로웠던 마음에서 벗어나 나의 자존감은 회복이 되고 오히려 기존보다 더 높은 자존감을 획득했다.
그 사람들의 말과 생각이 틀렸다거나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내 생각이 그들과 다른 것처럼 그들도 그들만의 다른 생각과 색깔을 표현했을 뿐인 거다.
오히려 이것 또한 나에게는 자극이 되고 나의 그림과 글쓰기라는 나만의 요리 속에서 '조미료'가 됐다.
내가 스스로 내 글과 그림에 당당해지지 못해 두려워한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맛'을 내지 못할 것이다.
난 '꾸준히'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것이고, 그 '꾸준히'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샌가 그림을 '잘'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작가'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