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쓸데없는 자기 합리화
오늘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글쓰기를 하지 않았군요.
잘못하면 지난 열흘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기로에 서서 마음이 안절부절못하는 중입니다.
사실 오늘 걷기도 오후 3시가 넘어 나섰습니다.
어젯밤에 잠을 설치니 오전 내내 몸이 무거워
결국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그 시간이더군요.
시간이 어찌나 잘 가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걷기와 쓰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지만
무언가를 루틴으로 만든다는 건 쉽지 않네요.
오늘같이 게으름이 발동하는 날에는
아무리 쉬운 일도 쉽게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걸 왜 하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나는 왜 이걸 하겠다고 했을까?
이걸 한다고 뭐가 달라지지?
정말 내 안에 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뒤통수 한 대 갈겨주고 싶은 제가 말이죠.
지난 열흘 간 걷기 쓰기를 제법 해내긴 했지만,
다른 일들에서 게으름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걸으면서 오디오북을 들으니까 읽던 책을 안 읽거나
이 글부터 써야 하니까 다른 일을 미루는 식으로.
제 머리가 아주 섬세하고 비상하다고 생각할 때가
뭔가 하지 않은 일의 핑곗거리를 만들 때입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디테일한 상황 설정으로
나는 그 일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음'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완벽한 자기 합리화'스토리를
들어줄 사람은 사실 나밖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더 이상 잘못하면 혼나는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어른의 변명은 아무리 완벽해도 쓸모가 없죠.
즉, 내일부터 다시 하겠다고 한 만큼 걷고 나서
조금 일찍 그날의 기록을 시작하기만 한다면
세상 쓸데없이 복잡하게 완벽한 변명을 만드느라
머릿속이 시끄러울 필요가 없겠습니다.
오늘의 글은 내일 아침에 지우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30일 완성되는 그날을 위해 남겨놓겠습니다.
걷기는 1시간 내외
쓰기도 1시간 내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30일 동안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