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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Nov 12. 2017

풍요로움

여행자의 단상

# 풍요로움


내가 어떤 것에 감흥을 느끼고,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지 아는 것은 삶을 살아 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적어도 나라는 사람은 현대적이고 물질적인 기준에서 조금은 벗어나서 있는 것 같다.

나는 여린 연두빛의 녹음을 너무나 사랑한다. 이것만 보면 그저 마음이 간질간질해 지고,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그저 경탄한 듯이 넋을 빼고 보게 된다. 설령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더라도, 눈을 돌려서 이런 연두 빛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부서지듯이 쏟아 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만 얼굴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어 버리게 된다.

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 앞에서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 내게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그 기준이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게 나다.

나는 그렇게 자연과 아름다운 풍경에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다소 몸을 피곤하게 할 지언 정, 이런 풍경들로 나 스스로를 위해서 나의 인생의 폭을 넓히고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시간들을 보내왔다.


그저 나는 내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물질적이고 현대적인 삶을 무조건적으로 쫓기 보다는, 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아래서 눈 덮인 설산을 바라 보며 그 자연을 온전히 느끼는 것에서,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그 설산들을 보면서 여유롭게 마시는 따뜻한 짜이 한잔에서 더욱 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인 것이다.

좋은 바에 가서 술을 마시고 맛있는 집들을 찾아 다니는 그런 저녁의 삶보다 때로는 추위에 떨면서도 히말라야의 하늘을 올려다 보며 빈틈보다 더욱 빼곡한 별들과 은하수를 찾고 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

설령 열흘을 샤워를 못하더라도, 내 발로 온전히 한 걸음 한 걸음 닿은 끝에 세상 가장 높은 곳의 언저리 근처에 닿았다는 그 행복감과 성취감에 더욱 큰 전율감을 느끼는 나라는 사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그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스스로를 위해서 해주면 될 일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여행지, 내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주는 여행과 그러한 여행지들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과정에 있다. 마치 ‘내가 가 보고 싶은 곳들을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듯이 점점이 찍고 와보자’ 하는 여행이 아니라, 하나 하나의 여행 안에서도 또 나만의 여행,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여행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 글로 마음이 조금이라도 동한 분들은 당장 배낭을 싸서 그대의 자유를 향해서 떠나세요’ 라고 얘기하고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자신이 사랑하고 행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스스로를 위해서 조금 더 많이 그리고 자주 해주자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얼른 가버리기 전에. 분명 떠나기 전 지금의 당신 모습과 다녀 온 후 그대의 모습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더욱 많은 흥미로운 추억과 세상의 이야기들로 풍요로워진 그대가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이 곳 사람들이 지을 수 없는 더없이 순수하고 밝고 환한 미소를 갖고 있게 될 꺼라고. 나도 계속 그런 시간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


# 나는 아직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싶다.


부서지듯이 반짝이는 햇살을 보면 너무나 행복해지고,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연두빛 나뭇잎 사이의 것이라면, 나는 그만 방방 싱그럽게 뛰어 다니는 소녀가 되고 싶다.

웅장한 산을 보고서는 그 이면의 신성을 함께 볼 수 있는 겸손함을 갖추고 싶고, 크나큰 바다를 볼 때면 그 경외감에 몸을 부르르 떨고 ‘우와!’ 하고 감탄사를 바로 내뱉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다.

여전히 철없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서 학습된 침묵과 점잖음으로 내 감정과 감성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내 안의 어린 아이의 순수한 모습을 잠들게 하고 싶지 않다.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자연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순수함과 호기심, 그리고 열정으로 나의 인생을 축제로 만들고 누리고 싶다. 내가 만들 수 있는 내 인생의 가장 최고의 버전으로. 최고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그런 마음.


우리가 일상에서 지내는 똑같은 하루 하루가 새로운 곳에 가면 얼마나 가득 채워질 수 있는지 알게 된 이후로는, 내 삶의 일상을 그저 같은 곳에 매일매일 두고 싶지 않게 되었다. 하루 하루를 축복처럼, 선물처럼 다양하고 새로운 일들로 채우고 가득 차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아직도 유효하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원하는 인생을 향해서, 그 마음을 좇아 다채로운 인생을 향해 천천히 항해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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