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머나먼 생각

그렇지만 가능성 다분.

by Grace Onward

아기를 키운다는 건 어떤 걸까. 이 생각에 빠진 적이 여러 번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인데, 그중에서도 그나마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 몇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 가까이에서 육아를 보는 일은 엄마가 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하나의 생명을 키우고 온전히 책임진다는 게 무엇인지.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 경제적인 부분. 아이를 낳는 순간 집, 보육, 교육, 의료까지 지출이 막대해진다.

둘, 개인적인 이유. 출산을 하면 ‘엄마’라는 이름에는 졸업이 없다. 커리어와 자기 시간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 것을 견주어도 큰 행복을 주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다.



내 친구 J는 나와 또래지만 스물하나에 결혼했고, 지금은 둘째를 임신 중이다. 첫째는 아직 두 돌도 안 됐다. 그 자그마한 남자아이가 1분 만에 온 집안을 빨빨거리며 헤집는 걸 보는 건 매번 경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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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첫째를 낳을 때의 이야기, 지금 둘째를 품고 겪는 일들을 듣다 보면 내 얼굴이 모르게 굳는다. 겁이 난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지만, 다들 어떻게 아이를 낳아 키우는지 놀랍고 존경스럽다.



한 생명을 키운다는 건 내가 중심이 아닌 삶을 사는 것.

내가 한눈파는 순간, 쉽게 시들어져 버릴 수도 있는 이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고 붙드는 것.



어쩌면 재정적인 부분 개인적인 이유보다 더 큰 건 '나는 과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난 그 거대한 물음표 앞에서 주저하게 된다.



지금은 내 삶 하나를 책임질 수 있어야 다른 삶을 책임지든 말든 고려라도 할 테니까.



그래도 확실한 건 만약 내가 가정을 꾸린다면, 적어도 나처럼 N잡을 뛸 필요는 없게 해주고 싶다. 생계 때문에 알바를 꼭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난 손주들한테 용돈 주는 할머니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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