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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이스 Oct 15. 2023

나의 남한 생활 적응기_3

그땐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2008년~2011년까지 첫 3년 동안 나의 중학교 시절은 많이도 힘들었다. 모르는것 투성이에다 자존감 하락. 학교 성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위권으로 들어 왔지만 저 깊이 내 마음에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은 사그라 들지 않았다.


가장 큰 두려움은 친구를 만들지 못해 무리 속에 끼지 못하는 것 이었다.


여긴 참 이상하더라. 꼭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고 쉬는 시간에도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수다를 떨고. 점심 시간에는 자신이 속한 그룹과 점심을 챙겨 먹고 심지어 화장실도 같이 다니더라.


그땐 무리에 끼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어. 2008년 10월 중학교 1학년에 입학 했을땐 점심 시간이 가장 싫었어. 2학기 기말이라 이미 친구들은 다 그룹을 형성 했고 나 혼자 외톨이 된것 같았어. 두달동의 학교 생활에서 가장 힘든건 점심 시간이 오는 거였어.


그런 나의 힘듦을 알았는지 어느 순간부터는 담임 선생님이 내 앞에 앉아 점심을 드셨어. 그땐 담임선생님의 그러한 행동이 나를 더 비굴하게 만들었어. 나름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서 나를 챙겨 줬던 건데, 못난 마음에 나만 계속 못나 보였지.


나를 미워하고 해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등교시간마다 나는 기도를 했어. 하나님 오늘도 지켜주세요. 나와 함께 계셔 주세요.


며칠동안 담임 선생님과 식사를 하다가, 더 이상은 못하겠더라. 다행히 나의 구세주 국어 선생님이 나타 나셨어.


점심 시간마다 국어 선생님과 비어 있는 교무실에서 과외를 받았어. 모르는 거 질문하고 수업시간 놓친 부분을 다시 설명 해 주셨지. 밥도 교무실에서 국어 선생님과 먹게 되어 더 편했던거 같아. 나를 주시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편했고 유교 사상이 남아 있던 나로서는 처음 본 남자 담임 선생님과 밥을 먹는게 참 힘들었 거든. 그에 반에 국어 선생임은 우리 엄마처럼 푸근하고 좋은 인상을 가진 분이셨어. 무엇보다 키가 작으셔서 나와 동질감이 느껴졌는지 아님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본 받고 싶었었는지 난 국어 선생님이 참 좋았어.


방학을 맞이해 겨울방학 필독서를 바리 바리 쌓들고 학교로 출근 하셨더라. 방학동안 열심히 독서를 하고 개학하면 반납하라고 하셨지. 또한 자신의 자녀들이 입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서 가지고 오셨어. 괜찮으면 입어도 된다고 조심 스럽게 물어 보셨지. 난 감사한 마음으로 잘 입겠다고 인사 드리고 책도 열심히 읽겠다고 다짐 했어. 친구는 없지만 나를 아껴주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엇나가지 않고 학교 생활을 할수 있었던거 같아.


하지만 마음속 저 깊은 곳엔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은 남아 있었어. 빨리 1학년이 지나고 새로운 반 편성이 되길 바랐어. 그럼 나도 친구를 사귈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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