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아이(3)

by 병아리 팀장

혜서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준서는 그녀를 데리고 숙소건물 2층의 테라스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따뜻한 음료를 뽑아 혜서에게 건내주었다. 혜서는 지난 밤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소상히 얘기해주었다. 준서는 묵묵히 듣다 제보자가 누구였는지 확인해봤냐고 물었다. 혜서는 선생님으로부터 익명의 제보였다고 대답하였고 준서는 그 무리 외에도 이 일을 알고 있던 사람이 반에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는게 좋겠다고 이야기하였다. 혜서는 준서에게 그러겠다고 이야기하였고 그렇게 그 날 일은 지나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혜서는 침실에서 잠들어있다 깨어난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떻게 방에 들어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난 밤 일은 모두 꿈이었나.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자신은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 입은 채였다. 아까 선생님에게 진상을 듣고 준서를 만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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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혜서는 침실에서 잠들어있다 깨어난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떻게 방에 들어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난 밤 일은 모두 꿈이었나.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자신은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 입은 채였다. 아까 선생님에게 진상을 듣고 준서를 만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부터는 기억이 없다.

모든게 꿈이었나 생각하고 아이들과 선생님을 찾아보았는데 자신을 쳐다보는 동정어린 시선에 혜서는 지난 밤 일이 꿈이 아님을 확신했다. 허나 진서와 만난 후 다시 방에서 깨어나기까지 공백의 6시간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인해주지 못하였다. 선생님과 반 친구들은 혜서가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난 후 방에서 더 쉬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누구도 그녀를 깨우러가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이 기억도 못하고 스스로 방에 들어와 6시간이나 죽은듯이 자다 일어났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이상하였다. 혜서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깨질듯이 머리를 조여왔던 두통과 현기증, 미묘하게 흐트러진 옷매무새가 떠올랐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잠이 든 것이며 자는 동안 성폭행을 당한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제일 유력한 용의자는 준서라고 확신했다.

혜서는 분노와 의아함을 이기지 못하고 준서를 찾아나섰다. 준서가 묵고있는 방에 찾아갔지만 그가 없자 아까 자신이 준서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장소로 가보았지만 그곳에도 없었다. 치솟는 화와 확인할 수 없는 궁금증에 혜서는 미칠 것 같았고 그렇게 몇 바퀴를 돌다 지쳐 제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방앞에서 기다리는 준서를 만날 수 있었다. 준서의 표정은 그동안 보았던 모습과는 달리 창백했다.

준서는 말없이 자리를 옮겼고 혜서는 그를 따라갔다. 이윽고 준서는 혜서에게 봉투 하나를 건내주었다. 봉투 속에 든 것은 사진이었고 거기에는 명백한 추행의 흔적들이 담겨 있었다. 혜서는 이를 딱딱 부딪히며 치욕과 분노를 참느라 숨을 삼켰고 진서는 차분하게 할 말을 이어갔다. 혜서에게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 아니 어쩌면 자기 외에 모두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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