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선경 Sep 11. 2020

임신 일기 #1

얼떨떨한 기분


한 번도 생리기간이 늦은 적이 없었다.

가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몸이 힘들 때면 하루 일찍 하거나 하루 늦게 하는 정도였는데 하루가 늦고 이틀째 늦어지던 날은 설마 하고 생각했다.

하루만 더 늦어지면 검사해봐야지, 누구에게든 물어봐야지 하던 게 3일째 였다.

임신이나 아기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었기에 먼저 아기를 낳은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한 번도 생리가 늦은 적이 없는데, 이번엔 3일째 생리를 안 하고 있어, 뭔가 이상한데?" 하고 말하자

동생  "아 뭔데, 설레발 떨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고민 많았는데 저렇게 간단하게 끝나버려서 뭔가 내가 오버하는 건가 생각했다.

아, 쫌 더 기다려봐야 하나? 임신테스트기를 사봐야 하나? 이런저런 고민 많이 했는데... 앗, 그래 ㅋㅋㅋ 알겠어하고 2분 만에 통화를 종료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는 집안 청소를 하고 분리수거도 하고 장 보러 나갔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는 길에 다시 고민했다 내일까지 하루 더 기다려보고 검사해 봐야 하나?

근데 어쨌든 오늘이나 내일이나 검사는 해야 하는데 일단 미리 사두어 볼까? 하고


그리고 사버렸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사서 검사해볼껀 사실인데 굳이 미룰꺼 있나해서.



그리고 결과


결과가 이렇게 십자가로 결과가 나와서 어? 이건 뭐지? 하고 인터넷 검색했다.

평소에도 인터넷 상에서 2줄이면 임신이라고 많이 봐오긴 했었는데 저렇게 십자가로 나온 보는 건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 그래서 결국 다시 동생에게 전화했다.

빨리 카톡 확인해봐 봐. 검사했는데 이렇게 나왔어.


동생 반응.. 어?!! 어?!!! 뭐야 뭐야 써니!! 임신이야!!

허걱.

시간이 지날수록 저렇게 확실하게 나오더라 ㅎㅎ



솔직히 어떤 심정인지 아직까지 모르겠다.

1년 반 동안 시집살이를 하면서는 계획을 아예 하지 않았고, 분가를 하고 나면 슬슬 준비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분가를 해서 나온 지 이제 막 한 달이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는 몰랐다


동생과 통화하면서는 실감이 안 나다가 눈물이 찔끔 나려고 하다가 나도 내마음을 모르는 딱 그런 심정.

하루가 지난 지금은 어제가 꿈 같고 내 이야기가 아닌거 같다. 병원에 가서 재대로 검사를 해보면 또 다르겠지?

 


원래 과민성 대장염이 있어서 스트레스받으면 화장실 가는 게 특기였는데 요 며칠 변비가 너무 심해져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게 임신 초기 증상 중에 하나였다니, 그 많은 것들 중에서 또 변비가 이렇게 심할 건 뭐람.


그래도 반갑다 아기야 :)


작가의 이전글 다이어트와 식단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