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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신웅 Mar 26. 2023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Self-Portrait. 2023년 3월 26일 일요일, 맑음.


며칠 동안 하늘을 뒤덮었던 황사와 미세먼지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오늘은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 하늘은 파랗고, 햇볕은 포근하고, 벚꽃 또한 피어나기 시작하니 정말 완연한 봄날이었다.

내포로 내려가기 위해 집에서 나와 공덕역까지 경의선숲길을 걸었는데 벚꽃과 벚꽃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며 괜히 내 마음도 설렜다.     


한 주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다시 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구나.

이번 주엔 감기로 좀 고생했지만, 내일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성장한 한 주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브런치에 연재도 다시 시작했다는 것. 목요일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금요일에는 과제를 하고, 토요일에는 교수님과 화상 면담을 하면서 조언을 들었다. 내일부터 다시 과제 준비를 하고, 수업 준비도 하고, 학기 말에 제출할 영상 작품 구상을 하며 한 주를 보내겠지. 그러면서 내 실력은 조금 더 나아질 거다.

1학기를 보내며 두 개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작품을 만들면서 영화 제작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설레고 재밌어서 대학원 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마음이 앞으로 5학기까지 이어져 꼭 멋진 졸업작품을 만들어 꿈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


생각해 보니 바쁘다는 이유로 영화 보는 걸 소홀히 했던 것 같아 이번 주에는 영화를 많이 봤다. 그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과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였다. 두 작품 모두 대단했다.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2021년에 리마스터링 한 ‘해피투게더’는 진짜 멋진 작품이었다. 왕가위 감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내 인생에 있어 사랑에 관한 영화 목록 Best 5에 들어갈 작품이었다. Best 5에는 어떤 영화가 들어있을까? 어제 생각해 봤다. 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1위는 단연 ‘화영연화’. 2위는 ‘브로크백마운틴’, 3위는 ‘캐롤’, 4위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그리고 5위가 어제 본 ‘해피투게더’. 이 작품들을 통해 난 사랑이 뭔지 좀 알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사랑이 뭔지 정확하게 답할 순 없지만, 사랑이란 위의 작품들을 본 뒤에 느껴지는 감정이라 말하고 싶다.

암튼, 내 인생의 목표가 위 작품들을 뛰어넘는 사랑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거니까 열심히 노력하자.





평화로운 일요일을 보내며 이번 한 주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될 하루도 소중하게 보내야지.     


그리고,

잊지 말아야지.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오늘처럼 평화로운 휴일을 보낸 건 그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해야 했던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13년 전, 오늘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다. 너무나도 소중한 젊은 청년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대한민국에 태어났기에 받아들여야 했던 고귀한 의무를 수행하다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난 청년들. 그들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오늘은 이국의 땅에서 안중근 의사가 세상을 떠난 지 113주기가 되는 날이다. 안 의사의 유해는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참담하다.     


그들을 추모하며 내일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값진 하루를 보내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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