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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한국

by 팔로 쓰는 앎Arm

한국은 참 아픈 나라다. 청산되지 않은 것들 (피상적인 표현이나 이게 최선이다. 말 그대로다) 이 살아남아 후손들에게 내려온다. 그 좁은 땅덩이는 나눠지기까지 했다. 일할 사람이 없다고 문제있는 이들을 계속 앉혀둔다. 순간의 편함과 이상한 '정'(자기들끼리만의 정) 문화는 나라를 좀먹는다. '경국지색'이 따로 없는 모 인물이 나라를 근 10년째 흔들고 있다. 정치하기 참 어려운 나라다. 양반인 체하길 그렇게 좋아하는 이들이 정작 그 양반들이 살기 힘든 나라를 만들고 있다. 한국은 뭘 해도 어려운 나라임에 틀림없다. 한국인들이 대단한 이유다. 그 좁은 땅에서 사람을 갈아 만든 시스템에서 좋은 태도를 갖고 사대주의까지 갖고 있다. 나이스한 한국인들. 아름답고 슬픈 나라다. 속으로 곪아터져가는 나라다.


다양성 다양성 하지만 한국은 좀처럼 그 다양성이 뿌리내리기 쉽지 않은 곳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걸 확신하지만 한국은 그렇다. 다양성이란 게 있으려면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의 분리된 구역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저 다양성이 타인에게 아무 상관 없다는 걸 좀 모두가 깨달을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 지금의 한국, 전세대 평균적으로, 그게 있지 않다. 미래엔 나아질 거란 걸 확신하지만, 지금은 그렇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없는 나라. 떼거리 문화에 끌려가는 나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그렇다. 근데 좀 결이 다른 것 같다. 떼거리 문화에 이끌려 가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자기 삶 영위하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그럴 수 없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 투견장으로 목줄 잡혀 끌려 나오게 된다.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은 열정적일 수밖에 없는 나라다. 그렇게 끓지 않으면, 그 좁은 땅덩이에서 사람들이 살아가기 쉽지 않다. 끓고 또 끓고, 단일화된 사회가 자랑인양 있어야 한국에선 숨을 쉴 수 있다. 모두가 대체로 하나의 꿈을 꾼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거듭 말하지만, 그 결이 다르다. 계급이 나뉘어 있음을 받아들이고 너나 나나 각자의 리그에서 놀자는 문화랑, 그렇지 않은 체하며 뒤에서 다른 짓을 하는 문화는 다르다. 앞에선 선한 양 목소리를 높이고, 뒤에선 부정입학시키고, 대리시험시키는 게 어느 집 부모나 다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열렬한 지지를 받을 일은 아니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 모순적인 구석들이 한국 전체를 좀먹는다. 과거 세대가 정리되면 낫겠다고 생각하지만, 세상 일이 다 내 마음같지 않아서 누군가는 그걸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지 생각할지 모를 일이다. 모르는 게 아니라 그러고 있을 거다. 제정신 차린 이는 투견장에 끌려나오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없앤다. 가만히 있으면 반은 간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모르는 게 약이다. 모난 정이 돌 맞는다. 이 문장들을 가만히 생각해보자. 격언일까?


한국에 좋은 소식들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랑하는 내 나라 한국에 요즘 너무 아픈 일들이 이어지는 것만 같아 마음 한구석이 늘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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