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달라진 게 있다면 흐려진 마음이다. 괴롭힘에 익숙해지다보니 이 일을 대하는 나의 시선에 변화가 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게 당연한 일이지만, 당연해지지 않길 바란다. 밀고나가던 그 기운을 잃지 말길 바란다. 잡음은 생각을 흐리게 한다. 슬프게도 남이 잘 되면 발목잡는 문화가 만연하다. 그래서 생각한다. 나는 외국인이다. 원래 타국 소속이다.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는 것이다. 하하. 내가 밝아서 좋다는 친구들, 말을 너무 잘한다는 친구들, 스타일이 좋다는 친구들을 생각한다. 초면부터 칭찬부터 때리고(!) 들어오는 낯선 이들을 생각한다. 우습게도 거기서 힘이 온다. 이 음흉하고 조용하며 남의 허점을 잡기 위해 없는 것도 만들어 노력하는 일부(!) 한국의 문화를 생각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다.
그저 나아갈 힘을 얻으면 그만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다른 건 생각하지 말자. 물론 그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매일같이 얻어맞고 협박받고 자기 무시한다고 때리고 하는 일들에 나는 노출이 돼있다. 그게 현실이다. 그럼 어쩌겠나. 타개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지 않은가. 내가 내 손을 놓지 말자. 몇 번이고 망설임 없이 거뜬히(!) 살려냈던 과거처럼 그저 하나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자. 내가 내 손으로 불씨를 없애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생각을 정리하자.
과거의 나에게 묻자. 불씨를 꺼트리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무서운 걸 주워다가 내 가슴에 꽂지 말자.
골이 흔들리고 왼쪽 귀의 고통이 심해진다. 뒷머리의 뻣뻣함은 당연하다. 생각보다 삶이 긴 것 같으니 예전처럼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만들어보자. 짐짓 두려워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