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혼자 돌볼 때 겪는 어려움
아내가 복직하기 전에는 화장실에 가거나 목욕을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에게 아이를 맡기고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내가 복직하자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제 15개월 된 아이를 혼자 돌보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는 아이에게 말했다. “아빠 화장실 좀 가야겠다.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아이는 바로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나를 더 꼭 껴안는다. 마치 ‘아빠 아무 데도 가지마’라고 말하는 듯하다. 아빠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는 딸을 안아 들고 진정될 때까지 등을 토닥거려 준다. 혼자있기에는 아직 너무 작은 존재가 느끼는 불안이 내게 그대로 전달된다.
아이에게 안정감이 들 때쯤이면 이미 내 안에서 요의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종종 나를 뒤로 미루는 일이기도 하다. 못 참을 것 같아 아이를 내려놓고 화장실을 가려하면 아이는 다시 내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진다. 그렇다고 아이가 잠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무리. 잠깐의 볼일도 보기 어려운데, 샤워를 하고 목욕을 하는 것은 더더욱 무리다. 어떨 때는 하루종일 씻지 못하기도 한다.
혼자 아이를 돌보다가 고안한 방법은 화장실 문을 열어둔 채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다. 아이는 아빠가 보이는 곳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신기하게 쳐다본다. 나도 아이 상태가 확인되니 안심이 된다. 볼일도, 샤워도 그렇게 처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충을 다른 엄마들에게 이야기해 보니 자기도 그렇다며 공감해 줬다. 다들 그렇게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아니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에는 화장실조차 마음데로 갈 수 없는 삶이 숨겨져 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알아주기 어려운 고민도 담겨있다. 화장실 뿐일까. 설거지하며 허겁지겁 해결하는 식사가, 근질거리는 머리를 감지도 못하는 답답함이, 피곤함을 견디며 쏟아지는 졸음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이 자리를 비루어 혼자서 육아하는 엄마 혹은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아니면 형제자매들…그들에게 감사함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 모두 고생이 많으실 것 같다. 이전에는 잘 몰랐다. 밥도 잘 챙길 수 없는 이유를. 그들의 노고를 마음 깊이 응원하며…당신의 하루는 충분히 위대합니다. 오늘을 감당한 당신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