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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12. 2023

SKU 통합 검색 기능의 필요성

소비공학 2023

아내님의 숙제로 티셔츠를 사러 모 브랜드 매장에 갔습니다.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2층 규모의 로드샵이죠.


온라인 검색, 오프라인 구매 시도

단문 메시지로 전달된 아내의 오더(?)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군인 같은 자세로 그대로 가서 지시대로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늘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같은 색상의 옷은 전혀 다른 디자인이었고, 같은 디자인은 물론 유사 디자인도 사이즈가 없었습니다.


헛걸음을 했지만, UX에 관심이 많은 저로써는 점원과의 상호작용 가운데 몇 가지 흥미로운 관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델명을 알 수 없을까요?

제가 아내에게 받은 이미지를 점원에게 보여 주었더니 이미지 말고 모델명은 모르냐고 물었습니다. 아내에게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일단 '모른다'라고 답 했더니 자신의 핸드폰에서 네이버를 열고 제 핸드폰의 사진을 향해 핸드폰 카메라를 겨냥하며 이미지 검색을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실패했고, 자사몰을 검색하는 듯했습니다. URL을 확인하지 않아 자사몰이었는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제가 원하는 상품과 같은 것을 찾더니 저에게 원하는 사이즈를 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무전기를 들어서 누군가에게 모델명과 사이즈를 불러 주었습니다. 아마 매장과 떨어진 곳에 있는 후방 창고에 있는 다른 직원과 그렇게 소통하는 모양입니다.


이랜드 차이니와 일할 때 SPAO 매장에서 비슷한 통합 검색을 제안했지만, 책임자가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던 바로 그 불편함을 5년 후에 한국 땅에서 다시 경험합니다. 지인을 통해 들었는데, 이마트는 지금 그걸('SKU 통합 검색'이라고 느슨하게 작명해 두죠)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디지털 변혁의 현실 구현

제 전공(?)을 살려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tion 관점에서 보면, 자체 구현은 막강한 IT 투자가 없이 외주 개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 브랜드와 유통 업체의 경우도 극소수만 직접 개발하고, 다수는 몰 정도를 개발해도 재고 관리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제가 찾은 매장도 유명 브랜드였지만, 점원이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브랜드도 별반 차이가 없을 리가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변혁의 양상 중에 하나입니다. IT를 '외주 관리'로만 다루면 중요하지 않은 곳에만 돈을 투자하는 격입니다. 투자 적합성 판단을 해야 하니 담당자 역량이 브로셔 수준의 기술 공부를 구글링 수준으로 하거나 업체 비교 정도에 그칩니다.


그렇게 역량을 잃어갈 때, 플랫폼 형태의 기업이 해당 기능을 제공하면 선택권이 사라집니다. 선택권의 소비자 편의성에 있기 때문에 총체적으로는 시장에 의해 디지털 활용이 결정되어 버립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제한 시간이 있는 결정들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제가 경영자이기에 하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지난 소비(자) 공학 연재

1. 현대인은 주로 취향에 돈을 쓴다

2. 못생긴 상품을 팔려면 그냥 못난이라고 불러라

3. 물건들 속에서 허우적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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