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맞춤법 오류 분석
맞춤법 오류 분석 연재를 쓰다가 발견한 지식을 별도로 기록해 봅니다.[1]
속의 띄어쓰기 오류의 역사는 장구합니다. 작년 12월에 썼던 글에서도 의존 명사로 알았던 '속'은 의존 명사가 아니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으로 풀이나 아홉 개나 있는 속은 굉장히 자주 쓰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존 명사로 알고 있었다는 점을 분석해 봅니다. 아무래도 제가 한 단어로 쓰이기만 해도 의존 명사라고 간주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또한, 막연하게 속이 한자어라고 생각했는데, 의존 명사인 속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제가 알던 속은 순우리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의존 명사인 속은 제가 평소 쓰지 않던 말이었습니다.
짚, 장작, 채소 따위의 작은 묶음을 세는 단위라고 하니 제가 접할 일이 없던 점이 이해가 됩니다. 또한 생선에 쓰이면 한 속(束)은 열 마리이고, 김을 묶을 때 쓰이면 속(束)은 100장이라고 합니다. 시장이나 마트를 자주 가지는 않지만 거기서도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핵가족으로 사는 탓에 저 정도 규모면 앞으로도 들을 일이 없는 단어일 듯합니다.
일단 속은 명사이고 낱말이니 당연히 구분해서 띄어 써야 합니다. 하지만, 제 오류만 찾아봐도 낱말로 굳어진 사례가 있으니 이는 암기하는 방법 밖에 없을 듯합니다. 기존에 썼던 글에서 설명을 옮겨 옵니다.
명사 '마음-속'은 낱말이다. 용례를 보자.
마음속 깊이 사무치다.
마음속을 열어 보이다.
마음속을 털어놓다.
명사 사이에서는 보통 띄어쓰기를 하지만 'ㅅ'소리가 덧나는 경우 사이시옷을 써서 '머릿속'이라고 해야 한다.
'마음-속'과 '물-속', '말-속'도 유사한 형태의 낱말이다.
[1] 오답 노트 형태를 탈피한 새로운 연재 이름을 '내가 쓰는 맞춤법 오류 분석'이라고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