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을 습관으로 7
최근 발행된 리드잇zine 2호 - 개발자의 도구들에 기고를 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비단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만 그러하지 않다는 사실은 나는 나의 삶의 모든 장면에서 경험한다.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일만 써봐도 이렇다.
아내와 입장이 다른 미묘한 갈등을 끄집어내 푸는 일
자기 고집을 내새우는 아이와 관계
직장 내 갈등 상황
엄마와 동생이 나와 둘이 있을 때, 상대를 비난할 때
인간은 낱낱의 개체로써 자율성과 주체성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의 관계는 의사소통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고로 관계란 의사소통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앞의 내용을 이해하면 XP가 내새우는 5가지 가치(Value) 중에 첫 번째가 의사소통이란 점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개발 방법론이라는 것이 그렇지 못했던 탓에 처음 XP를 접할 때는 매우 낯설었다. 철학서가 아니고 방법론 서적이 가치를 말하고, 그것도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다니!
처음 책을 읽던 때 밑줄을 치며 갸우뚱 했던 문장이다.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군가 이미 그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하지만 그런 지식이 문제 해결의 변화를 만들 힘이 있는 사람에게 전달되지 못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소중하지만 더러 실천하기 힘들거나 잊기도 하는 진리로 여겨지는 문장이다. 요즘은 경영자가 되어 XP를 읽기에 비슷한 시기에 읽은 <HBR 한글판> 기사 '새로운 리더는 이전 조직의 문화를 가져온다'의 문구에서도 XP의 향기를 읽는다.
조립 라인 작업처럼 규칙과 예측가능성이 중요할 때는 엄격한 문화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처럼 다양한 의견과 접근법이 필요할 때는 느슨한 문화가 도움이 된다.
느슨한 문화 보급을 위해 실전 시스템 수준 리팩토링 연재도 올렸는데, 11번가의 백명석님외에는 아직 뚜렷한 팬도 없다.
아래 글을 읽으니 금융/국방/통신 프로젝트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처음 유통 기업 프로젝트 참여했던 날이 생생하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모든 사람이 '서로 아끼고 나누는 마음으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지만 실제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영원한 친교모임이라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런 아젠더도 없이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돌아가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떠나는 회의를 처음 해봤다. 그만큼 소비자를 다루는 유통 기업과 금융기관의 업무 분위기는 달랐다. (10년도 넘은 일이라 지금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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