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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an 11. 2022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정신의 고요

일상에 고요를 구현하기

아래는 <스틸니스>라는 책에서 밑줄 친 내용이다.

1654년,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 Blaise Pascal이 말했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무능함에서 유래한다."

상당히 공감하는 말이다. 내면을 토대로 반추해보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마음 상태가 이와 유사하다.

고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며 우리의 관점을 날카롭게 다듬어 전후 관계를 명확히 볼 수 있게 한다.


1월이지만 이 책이 올해의 책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짐작할 정도로 인상 깊은 책이다.


핵전쟁을 피한 케네디에게 배우기

<스틸니스> 전반부(첫 번째 영역)는 케네디가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힘으로 고요를 소개한다.

우리는 일 처리를 '직감대로' 해서는 안 되고 첫인상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 굉장히 논리 정연해 보이고 너무 그럴듯해 보이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거의 항상 틀렸다고 판명되는 생각들이 있다. 그런 생각에 휩쓸리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하며 강해져야 한다.

저자와 조언과 일맥상통하는 케네디 본인의 기고문을 보자.

가능하면 힘을 내라. 어떤 상황이든 침착하라. 무한한 인내심을 가져라. 상대를 절대 궁지에 몰아넣지 말고 항상 그가 체면을 살릴 수 있도록 조력하라. 상대의 눈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라.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죽을힘을 다해 조심하라. 독선만큼 스스로를 망치는 건 없다.

저자는 위기의 순간을 위한 점검 항목을 제시한다.

현재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충분히 시간을 가져야한다.

조용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어떤 것에도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주위의 조언이 우리의 신념에 반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당황하지 않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나는 이를 <스틸니스 12계명> 이라 이름 짓고 한동안 매일 쳐다보며 유용한 지 확인하기로 한다.


지금은 지금뿐이다

가장 현실적으로 공감하고 즉시 실천했던 내용이다.

어째서 우리는 정서적, 정신적 에너지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이를 다른 것에 고갈해버리고 있는 걸까?

<초집중>의 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다. 간단히 답할 수는 없지만 나뿐 아니라 주변 다수의 지인들에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일상에 존재하는 놀라운 일에 우리는 얼마나 마음을 닫고 있는지!

책에서는 시를 예로 들지만, 나는 (아이슈타인 말처럼) 과학에서 놀라움을 자주 확인한다. 그리고 최봉영 선생님과 대화 속에서도 그러하네. 우리는 그런 놀라움을 현재에서 발견하는 대신 엉뚱한 일에 과하게 시간을 쏟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의미의 '지금'이란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염려하지 않고 우리가 존재하기로 선택한 순간을 뜻한다. <중략>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은 몇 분이 될 수도 있고 오전 몇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이 그만큼 버틸 수만 있다면 말이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작가인 로라 잉걸스 아일더Laura Ingalls Wilder의 말처럼 지금은 지금뿐이다. 결코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지금은 지금뿐이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낭비하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눈앞에 놓인 일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더 많을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 관심을 두어 낭비하는 에너지를 줄여 현재에 써야 한다.

예술가는 현재에 집중한다. 그것이 고요다. 그리고 바로 이 같은 고요에서 탁월함이 나온다. 현재를 뜻하는 'present'에 담긴 또 다른 의미가 선물인 것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순간이 선물이라는 말이다. <중략> 자신 없거나 부끄럽다는 이유로 아름다운 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에게 주어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보라. 주어진 능력으로 살 수 있는 삶을 살아보라. 탁월함이란 그런 것이다.

스펜서 존스의 <선물 The present>를 읽던 순간이 떠오른다. 찾아보니 2003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나폴레옹이 편지를 곧장 확인하지 않은 이유

나폴레옹 장군은 편지에 답장을 늦게 보내는 걸 습관으로 만들었다. 비서에게 어떤 우편물이 오든 3주 뒤에 열어보라고 지시했다. 마침내 그가 해당 서신에 담긴 용건을 들었을 때쯤에는 편지가 도착했던 당시에 '중요한' 문제라던 사안들이 이미 해결된 이후라 더는 답장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읽자마자 올해 OKR을 활용하려고 하는 내 방식이 떠올랐다. 지난 두 해 동안 익힌 OKR을 이용해 나는 많을 일을 실무자에게 위임하고, 그들의 OKR 설정을 따져 묻는 방식으로 사회계약(?)을 기록으로 만든 후에 이를 회사라는 하나의 개체(혹은 단일조직)로 일관성만 유지시키려고 구상 중이다.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한 뒤에 행동하려면 수많은 정보 중 누구의 어떤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할 것인지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나오는 내용을 읽을 때는 운영체제컴퓨터 구조가 떠올랐다. 복잡한 인간의 로직을 전자회로가 처리할  있는 단순한 일의 조합으로 구성하는 장면 말이다. 그걸 허투루 하면 나의 인생 책인 <대체 뭐가 문제야>에서 지적하듯 문제가 아닌 일을 풀며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실수를   있다.


저자는 나폴레옹의 행동에서 배워야 할 부분을 다음 문장으로 명료하게 서술했다.

명료하게 사고하려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걸러내는 방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깊은 사고와 냉철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도자라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과 여유는 구조화를 말한다. 내 삶에 실천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말 중요한 일은 대부분 시간에 구애받지 않았다

에픽테토스의 말이라고 한다.

발전하고 싶다면 외부의 일에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상태로 나타나기를 즐겨라

신문이나 TV를 읽지 않는 내 습관이 떠오른다. 반면 경미한 페이스북 중독일 수도 있는데, 페친 글을 통해 필요한 뉴스는 모두 공급받는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당신이 알게 되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뒤떨어질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말해준다.

우리가 정보의 홍수에 빠져 있으면 행복은 말할 것도 없고 명료하게 사고하거나 행동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 요점이다.

저자는 첩보전에 쓰이는 전략 중 하나인 '정보 과다로 인한 분석 마비'가 현대인들의 보편 현상 속에 보인다고 지적한다.

바로 우리가 남도 아닌 우리 자신에게 바로 이렇게 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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