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에서 제품으로
장기 구독중인 <HBR 한글판>이 아니라 다른 책 <프로젝트에서 제품으로>에서 무려 15년전 HBR 기사 <A Leader’s Framework for Decision Making>를 인용하고 있다. 원문을 추려 읽고 빠르게 소화한 메모를 남기고자 한다.
기사의 화두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All too often, managers rely on common leadership approaches that work well in one set of circumstances but fall short in others. Why do these approaches fail even when logic indicates they should prevail? The answer lies in a fundamental assumption of organizational theory and practice: that a certain level of predictability and order exists in the world. This assumption, grounded in the Newtonian science that underlies scientific management, encourages simplifications that are useful in ordered circumstances. Circumstances change, however, and as they become more complex, the simplifications can fail. Good leadership is not a one-size-fits-all proposition.
원문에서 common leadership approaches라고 표현한 문장은 소프트웨어 개발 원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은탄환은 없다(There's no silver bullet)란 표현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인용한 부분의 마지막 문장에서 또 확인해준다. 모든 상황에 맞는 좋은 리더십은 없다(Good leadership is not a one-size-fits-all proposition.)고 한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뉴턴 과학(the Newtonian science)을 언급한다. 최근 과학이 취미인 필자입장에서는 반가운 설명이다. 내가 바로 연상하는 내용을 독자에게 길게 설명하는 대신 '뉴턴과 상대성 원리'를 키워드로 구글링한 링크와 결과 이미지를 제시하겠다.
기사에 등장하는 cynefin 프레임워크가 위키피디아 페이지로 존재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리고 HBR 예전 기사는 이제 안 봐도 되는구만. :)
The Cynefin framework (/kəˈnɛvɪn/ kuh-NEV-in) is a conceptual framework used to aid decision-making. Created in 1999 by Dave Snowden when he worked for IBM Global Services, it has been described as a "sense-making device". Cynefin is a Welsh word for habitat.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프레임워크이며, 기사의 저자 중 한 명이 1999년 만든 것이다. 커네빈(Cynefin)이라는 표현은 '서식지(habitat)'를 뜻하는 웨일즈 말이라고 한다. 커네빈은 의사결정의 맥락 혹은 도메인을 아래와 같이 4가지로 나눈다.
위키피디아에는 마치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 에 대답까지 포함한 듯한 표도 있다.
필요할 때 자세히 읽어 봐야 한다는 전제로 말하면, 대략 훑어 보아도 어떤 의도인지 알 듯하다. 오래도록 쓰였는지 4개 영역 중에 가장 덜 중요한 하나의 맥락인 Obvious는 바로 위에 인용한 표에서는 Simple이라 쓰이고 있다.
카툰느낌에 상세하게 그려지기까지 해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림도 있다. 애초에는 가운데 무질서(혼란의 중심)를 포함하여 5개 영역으로 표현했던 모양이다.
위키피디아 설명을 보니 2003년에는 K로 시작한 영역(known, knowable) 이름을 사용했다가 2014년 이후 현재 이름을 쓰게 된 듯하다. Simple은 Obvious 이고, 과거에 Known 이라 불리던 영역과 같은 듯하다.
Cynefin offers five decision-making contexts or "domains": clear, complicated, complex, chaotic, and a centre of confusion. The domain names have changed over the years. Kurtz and Snowden (2003) called them known, knowable, complex, and chaotic. Snowden and Boone (2007) changed known and knowable to simple and complicated. From 2014 Snowden used obvious in place of simple, and is now using the term clear
이렇게 보니 두 가지 흥미로운 생각 혹은 경험이 떠오른다.
<나는 애자일이 싫다>의 모델이 된 리더 유형이 떠오른다. 이들은 확실히 known과 knowable만 다루고 싶어 한다. 그 분은 상세 계획은 세우지 못하더라도 사업 결과를 예측하여 어느 정도 계획을 다 만들고 싶어했다. 세상 모든 문제를 knowable 하다 믿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Obvious와 Complicated 영역은 아래 그림에서 고도성장기의 성장기업 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이 비슷하고 디지털 시대의 애자일 기업은 Complex와 Chaotic 영역의 의사결정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링크드인 지인이 공유한 2017년 기사 <The Critical Difference Between Complex and Comp
licated>다. 필요한 내용을 추려서 보자.
The solutions to complicated problems don’t work as well with complex problems, however. Complex problems involve too many unknowns and too many interrelated factors to reduce to rules and processes. A technological disruption like blockchain is a complex problem. A competitor with an innovative business model — an Uber or an Airbnb — is a complex problem. There’s no algorithm that will tell you how to respond.
complicated 문제의 해법과 complex 문제의 해법은 다르다. Cynefin 프레임워크가 주장하는 바도 그렇다. 기사에서도 용어 사전의 한계를 말하고 있는데, papago에서 위 문장을 번역해보면 둘 다 '복잡한'으로 나온다. 아직 보편화 된 차이가 아니란 뜻이고, 전문적인(?) 문제 해결사에게 요구하는 지식이란 의미다.
아쉽게도 기사가 책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라 책까지 추적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기사에서 영감을 자극한 문장과 생각을 쌍으로 남겨둔다.
아래 문장을 읽으며 요즘 내가 노력중인 도메인 스토리텔링과 공동체의 언어 개발이 떠올랐다. 규칙과 해결책을 기록하여 문제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있다.
Complicated problems can be hard to solve, but they are addressable with rules and recipes, like the algorithms that place ads on your Twitter feed.
그와 달리 해봐야 아는 문제 또는 (용기가 필요한) 광야로 나가는 문제가 있다. 복잡 미묘한 요소가 많아 규칙과 프로세스가 명확하지 않는 경우다.
Complex problems involve too many unknowns and too many interrelated factors to reduce to rules and processes.
필연적으로 애자일을 택해야 하는 경우가 반드시 있다. 나는 (스타트업 경영과) 전통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Instead, they should be “consciously managing complexity.”
내 경우는 스타트업 운영과 전통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일을 모두 하고 있기에 성격이 다른 두 가지 맥락을 일상에 모두 녹이기 위해 '순리대로' 라고 불리는 내 방식으로 이를 소화한다. 최근에 읽은 김창준님의 글에서 '야생학습'이란 표현을 들을 때 느낀 느낌도 complicated와 complex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어딘지 연관이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