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간 이사 프로젝트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한다기보다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오르거나 일이 생겼을 때,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내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을 때 글을 쓰곤 한다.
그동안 인터넷 플랫폼에서 짧게 길게 글을 꾸준히 써오긴 했는데 나를 담기에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맘 편히 글을 쓰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이사 결심을 했다. 말 그대로 '글쓰기 공간 이사 프로젝트'다.
나도 예전에 싸이월드나 카카오스토리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기록을 남기곤 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유행을 탔던지라 그 자체가 사라지기도 하고, 정리차 탈퇴하기도 해서 한때 나의 고민과 추억과 이야깃거리를 기억하던 그 공간은 지금은 없다.
2017년 출산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결심하던 그때, 앞으로 펼쳐질, 갑자기 바뀔 일상이 궁금했고 그리고 갑자기 출근을 안 할 생각을 하니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아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다.
네이버 블로그는 내 일상을 소소히 담는 일기장이자,
내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지이자,
내가 당시 열심히 열정을 불태우던 것들에 대한 경험과 정보의 장이었다.
글 하나하나 쓸 때마다 내가 원하는 딱 맞은 단어를 찾아 수없이 헤맸고, 내 입에 붙을 때까지 몇 번이고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는 등 노력을 쏟아부었던 또 다른 ‘나’였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언제가 되었든 다시 읽어도 묵직하고 꽉 찬 느낌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듯 난 내 블로그를 정성 들여 나만의 빛깔로 채워나갔었다.
그렇게 한창 블로그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는 점점 시들해지고 만다. 그 원인은… 블로그 광고대행사에서의 잦은 광고 요청 연락, 그리 많지도 않았던 이웃이었지만 그중 많은 이웃들의 광고글들 등…
얼마나 정성을 쏟으며 금이야 옥이야 내 삶을 기록해 둔 공간이었던가. 아무리 돈으로 유혹을 한들 광고글로 채워지도록 허락할 수 없는 공간이다. 내 공간만큼은 깨끗하고 질 좋은 곳, 사람 냄새 가득한 곳으로 철저하게 지켜왔다. 그런데…. 내 이웃들이 하나 둘 광고에 공간을 뺏겨가는 모습을 보는 게 마음 편치 않았다.
그러면서 네이버 블로그가 진짜 내가 맘을 툭 터놓고 글 쓸 공간이 맞는지 점점 회의감이 들어갔다. 진짜 글, 진짜 이웃, 진짜 소통…. 나야말로 네이버 블로그 성격에 맞지 않는 블로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는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페북이라는 소셜미디어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페북이라는 게 그때그때 그냥 사진이나 글만 올리면 되고 누구에게라도 팔로잉하기 쉬운 구조여서 간편하게 글을 쓰기 좋았다. 하지만 나는 ’ 페북의 성격=간편‘에 맞지 않는 여전히 긴 글에 익숙해져 있었다.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도 없는데 긴 글을 쏟아붓고 나면 괜히 눈치를 보게 되었다. 또 팔로워 중에 직장 상사도 있어서 속 시원한 글보다는 살짝 걸러서 글을 쓰기까지… 아냐 아냐 이건 솔직하지 않아. ㅠㅠ 뭐 그런 답답함이 점차 쌓였다고 해야 할까??
한동안 잊고 있었던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고 있는 요즘.. 페북에다 “글쓰기 공간을 옮기겠노라,” 하며 선언을 해버렸다. 그리고 그날 오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블로그 이웃 글에서 기적처럼 브런치 작가 신청에 관한 글을 발견했다. 그게 바로 엊그제 있었던 일이다.
어제부턴 본격적으로 이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브런치 가입 및 맛보기 글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이야호 이야호 이야호
나는 이렇게 글쓰기 공간 이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런치 스토리. 막연했던 내 꿈을 이루는 공간이 될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날 놓치면 후회할걸!
(커버이미지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loading-workman-carrying-box-in-truck-parcel-logistics-cardboard-flat-vector-illustration-delivery-service-and-shipping-concept_10613153.htm#query=%EC%9D%B4%EC%82%AC&position=1&from_view=keyword&track=sph">작가 pch.vector</a> 출처 Freep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