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힐링산책길 걷기 프로젝트! '정릉천길'과 '배봉산둘레길'에 이어 마지막으로 '중랑천길'을 걸었다.
장안교까지 가본 경험은 있지만, 겸재교와 중랑교 그리고 이화교까지 도달한 것은 처음이긴 했다. 가장 긴 거리를 자랑한 중랑천길의 시작 지점은 군자교였다.
본격적인 산책에 앞서 군자교 위에서 중랑천을 보았는데 그 광경이 일품이었다. 고요한 물이 멀리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내 마음을 매우 고요하고 평안하게 해 주었다.
나무와 덩굴 사이의 좁고 고요한 길
군자교 좌측 부근에 중랑천길 시작 지점이 있는데, 여기 좌측 붉은색 보도길과 우측의 녹색 보도 길이 보일 것이다. 좌측은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는 길이라, 우측 녹색 보도 길을 따라 계속 가시면 되겠다.
처음에는 좁은 길이 쭉 이어진다. 나무와 덩굴 사이로 좁고 고요한 길을 걸어 나가니 잡생각이 그냥 사라지더라. 마치 동화 속 길을 걷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길이 참 좋았다.
봄꽃 축제가 열리는 장안벚꽃길
가장 우측 사진은 2019년 봄 벚꽃축제 기간 사진
좁은 길을 통과하고 나면, 말이 필요 없는 동대문구 대표 축제 "동대문 봄꽃 축제"가 열리는 장안 벚꽃나무길이 시작된다. 벚꽃과 봄꽃이 만발하는 아닌 때 걸어도 좋다. 또한 밤에 걸으면 더 좋다. 물론 여름철 밝은 대낮에 푸른빛의 벚꽃나무길 사이를 걷는 것도 매우 좋다. 한 마디로 언제 걸어도 좋다는 말이다.
이때에는 녹음의 향기가 가득한 시기였으며 사람들이 덜 붐비는 시기여서 걸어 나가는데 딱 좋았다. 많은 인파는 아니었지만 필자와 같이 산책을 즐기는 분들이 꾸준히 있었다. 중랑천 산책길이 주민들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주민 편의시설(체육시설, 휴식공간, 화장실)
산책길 우측에는 운동 시설물이 계속 보였다. 주민들께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기구가 워낙 많아 치열한 경쟁 없이 바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걷기 운동과 기구를 이용한 다양한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큰 장점인 중랑천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체육시설물과 마찬가지로, 휴식 공간도 굉장히 많았다. 그냥 벤치에 앉는 것이 아닌, 중랑천을 바라보며 힐링을 하는 휴식이다. 그래서 전혀 휴식이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중랑천 전망을 보며 멍 때리고 싶어서 일부로 몇 번이나 벤치에 잠시 앉았다 가곤 했다.
야외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중요한 시설 중 하나로 화장실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는 화장실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유심히 세어보며 다니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본 화장실은 3개나 있었다. 자연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주민친화적이기까지 한 중랑천 산책길이다.
벚꽃길 북카페와 작은도서관
왼쪽은 주간, 가운데는 야간, 우측은 내부의 벚꽃길 북카페 모습
장안 벚꽃길 작은 도서관과 그 옆의 버섯 모양의 의자
2020년 개관한 "벚꽃길 북카페"는 장평교가 다다르기 전에 볼 수가 있다. 내부에 진열된 책을 꺼내어 보면서 동시에 카페의 음료도 마실 수가 있는 곳이다. 참 예쁘게 잘 지었다. 중랑천 산책길의 작은 랜드마크로서 오래도록 사랑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북카페 말고도 또 있다. 이는 장평교와 장안교 중간 지점에 있는 "장안 벚꽃길 작은도서관"이다. 도서 대여는 안되고 열람만 가능했던 북카페와는 달리 작은도서관은 말 그대로 도서관이기에 당연히 1인 5권, 2주 동안 도서 대여가 가능하다. 책을 빌린 직후 바로 우측의 버섯 모양 의자에서 책을 읽어도 좋을 듯했다.
산책과 운동 및 휴식에 책 읽기까지. 중랑천산책길, 도대체 그 매력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사람으로 치면 사기 캐릭터와 같았다.
중랑천 체육공원 및 둑길로 가는 길
중랑천 산책길이라고 하면, 필자가 걸었던 그 길 외에 중랑천 바로 옆의 둑길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 길 역시나 산책하기 매우 좋기 때문이다. 특히, 개화 시기에는 튤립과 장미 등 꽃들이 화려하게 피는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산책길에서 둑길로 내려갈 수 있는 통로는 곳곳에 있기에, 언제든지 중랑천 둑길로 장소를 옮겨 산책을 즐기고 꽃들도 구경할 수가 있겠다. 반대로 둑길로 걷다가 산책길로 이동해 걷는 것도 다채로운 산책을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겠다.
야경이 기대되는 겸재교
장평교에서 장안교 사이에는 벽화 담벼락 길이, 장안교에서 겸재교로 가는 사이에는 지하차도를 연상케 하는 개성 넘치는 길이 있다. 비슷한 산책로 길을 계속 가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교량과 교량 사이의 이색적인 길이 중간에 있어 걷기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개성 있는 길을 지나니 겸재교가 등장했다.
겸재교, 멋지더라. 외관만 멋진 것이 아니라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통로도 정말 멋졌다.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 바닥 길이었는데 여기 공간에서 중랑천 야경을 바라보면 환성적일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꼭 밤에 한번 겸재교를 찾을 예정이다.
중랑교와 이화교 가는 길
필자가 둑길로 걷지 않고 산책길로 걸어 나갔기에 겸재교 지점 벗어나서부터는 일반 보도길로 이어졌다. 겸재교를 지나가면 육교가 하나 나오는데 이는 배봉산둘레길로 이어지는 연결 통로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중랑교를 지나 일반 보도 길을 어느 정도 걸었더니 이화교로 가는 산책길에 도달했다. 앞선 산책길과 유사한 모습의 산책길이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종착지인 이화교를 볼 수 있다.
군자교부터 이화교까지는 약 5.5.km의 꽤 긴 거리였다. 만약, 이 거리가 부담되신다면 짧게는 장평교 조금 더 길게는 겸재교까지 산책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혹은 원 없이 산책을 길게 하고 싶다면 겸재교 인근의 육교를 지나 배봉산 둘레길에서 산책하시길 추천드린다.
이상으로 동대문구 힐링산책길 걷기 참여 후기를 모두 소개해 드렸다. 중랑천길은 강길 옆에 위치해서인지 매우 고요했고 또한 평안한 느낌을 주는 그런 산책길이었다. '정릉천길'과 '배봉산둘레길' 그리고 '중랑천길'까지 정말 모두가 힐링산책길이 틀림없더라.
고단함을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면, 일상으로부터 회복이 필요하다면, 스트레스를 떨치고 싶다면 동대문구의 힐링산책길을 걸으시길 자신 있게 추천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