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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힐링산책길 걷기 [성북천길]

위로받고 싶을 때 걷기 좋은, 따스한 성북천길!

by 곽한솔


올해 여름 동대문구청에서는 힐링산책길 걷기 프로그램으로 3곳, '정릉천길', '중랑천길', '배봉산둘레길'을 걷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다.

그런데 특히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 있어 집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기분이 더 우울해지는 그런 상태라면, 여러 지역민들이 많이 찾는 중랑천이나 거주민들이 많이 오며 평소 자주 가는 정릉천, 산을 올라야 하는 배봉산 둘레길도 좋긴 하지만 그 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성북천을 찾곤 한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필자가 꼽은 최고의 동대문구 힐링산책길, '성북천길'을 알려드리겠다.


성북천길 : 성북천교 ~ 용신교 ~ 용미교 ~ 동진교 ~ 용신1교 ~ 안암대교 ~ 안감교 ~ 안암2교

* 산책 일자 : 2022. 10. 30.(일) 등 다수

아담한 성북천은 따스하여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청계천과 연계돼 있어 평일에는 직장인 등 사람이 많은 감이 있는데 주말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사실 성북천 하면 성북구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풍물시장 인근의 동대문 경찰서 교통센터 옆 성북천교부터 대광초등학교 인근 안암2교 전까지 약 1.2km 구간은 동대문구에 속한다. 성북천을 기준으로 좌는 신설동, 우는 용두동이다.

짧지만 알찬 성북천, 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요소를 중심으로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겠다.


장미정원

동대문구의 성북천 하면 가장 먼저 "장미정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 보행로는 장미정원 특화 길이다. 현재 개화가 만발한 시기는 아니라 장미꽃이 듬성듬성 있었지만 한창 꽃 피는 시기 이곳은 정말 볼 만합니다. 약 500미터 이상이나 조성돼 있다.


최근 동대문구에서는 천호대로 버스정류장과 청량리육교, 중랑천 둔치를 비롯하여 곳곳에 꽃을 심어 동대문구를 <꽃의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미 장미정원이 조성돼 있는 성북천은 꽃의 도시 동대문구를 선도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가을 산책을 나섰기에 아쉽게도 장미가 만발한 사진은 찍지 못했다. 하지만 봄에는 정말 볼 만하니, 꼭 기억해 두도록 하자.


성북천의 다리들

성북천교에서 바라본 용신교

동대문구 성북천의 특징으로는 1km 살짝 넘는 짧은 구간임에도 다리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들 수가 있다.


거북선이 연상되는 시작 지점의 성북천교와 신설동역 2호선의 천호대로 상의 동진교, 신설동역 1호선을 지나는 왕산로 상의 안암대교, 대광고 및 대광초 옆의 안암로 상의 안암2교는 차들도 다니는 교량이다.


(좌)용미교 / (중) 동진교 / 용신1교(우)
(좌)안암대교 / (중) 안감교 / (우) 안암2교


참고로 안암2교부터 북쪽으로는 성북구의 관할에 속하고, 안암2교 전 안감교는 왕복 2차선의 도로며, 그 사이사이의 용신교, 용미교, 용신1교는 주민들과 행인들의 편의를 위해 보행을 위한 다리이다.


이러한 다리 외에 천 중간중간에는 반대편으로 건너기 위한 징검다리도 많아, 성북천 좌-우를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었다. 주민을 위한 배려였기에 매우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다리와 많은 성북천은 단순히 그 숫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 아니다. 다리와 천, 주변 건물과 자연이 조화된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성북천의 큰 매력이다. 정말 아름답다.



성북천의 볼거리와 주민을 위한 시설

성북천만의 특징은 아니고, 정릉천 등 여느 하천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을 위한 볼거리와 시설물들이 곳곳에 있었다.


먼저는 성북천교 근방에 있는 트릭아트 포토존을 들 수가 있다. 정릉천에는 2개가 있었는데, 동대문구 내 성북천 산책길에서는 여기가 유일했다.


무서운 혹은 귀여운 공룡이 문을 뚫고 나와 공격하려는 듯한 모습.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온다면 공룡의 습격에 놀라 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SNS에 올려보자.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으니 꼭 자녀의 사진을 남겨보시기 바란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으로 벽면의 작품들을 꼽을 수가 있겠다. 이 가운데에서도 어가행렬을 표현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임금이 직접 선농대제와 청룡문화제를 동대문구에서 지내지 않았던가!


지금은 없지만 홍릉, 휘경원과 영우원, 그리고 현재 남아있는 영휘원과 숭인원까지. 왕족의 릉이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지역이어서 실제로 왕이 이곳으로 행차를 많이 했을 것이다.

이처럼 어가행렬 벽화는 동대문구의 지역특성을 잘 나타낸 작품이라 개인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 음수대, 그리고 체육 시설물까지. 짧은 구간임에도 있을 거는 다 있는 성북천 산책길이다.


조화로워 더 아름다운 자연환경

트릭아트, 여러 편의시설 다 좋지만, 성북천이 좋은 핵심적 이유는 결국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일 것이다. 다른 것들은 부가적인 부분들일뿐, 근본적으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기에 사람들이 찾는 것이고 필자 또한 가장 좋아하는 산책길로 꼽는 것이다.


하천과 수목과의 어우러짐도 좋은데 특히 성북천의 특징인 많은 각양각색의 다리와 천과 수목과의 조화로운 모습이 일품이다. 조형물과 수목이 천에 비치는 모습도 멋있고, 한가로이 다니는 하천의 물고기와 새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참 좋다.


한 번은 멀리서 봤을 때 물 가운데의 큰 돌 위에 새 조형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새였다. 고개를 돌려 숙인 채 따스한 햇살 아래 편히 잠자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새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성북천은 평화롭고 평안한 곳이다.


좋은 날씨에 좋은 일들만 가득해 기분 좋게 걷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슬픔에 잠길 때도, 괴롭고 힘든 순간도 누구에게나 때로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순간 위로를 받고 싶을 때에는 화려한 느낌의 다른 천변 산책로보다는 조용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자연과 도시 환경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성북천을 걸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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