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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

운영진도 참여자도 모두 지역민, 미소가 떠나지 않는 현장

by 곽한솔

내가 동대문구 북페스티벌을 만났던 것은 배봉산 숲 속 도서관 개장 기념으로 열린, 2019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이었다.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이 그해 가을에 개장을 했고 이를 기념하여 북 페스티벌이 열렸다. 찾아보니 그 전에도 북 페스티벌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로는 올해 2022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이 코로나19 상황 이후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렸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날은 아침 7시 이곳 배봉산 둘레길에서 열린 "동대문구민 한마음 걷기", 용두 근린공원에서 9시 30분에 시작한 "청룡문화제", 서울약령시에서 열린 "보제원 한방문화축제" 등 행사가 북 페스티벌과 동시에 열렸었다. 지인의 결혼식까지 겹쳐 이 가운데 몇 개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처음에는 다른 축제를 포기하더라도 북 페스티벌은 꼭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날 아침에 한 번도 참여해보지 않았던 한마음 걷기 대회를 이곳 배봉산에서 참여하면서 다소 체력도 소비했다. 그 바람에 오후에 다시 여기를 찾아오기가 힘들어 결과적으로 북 페스티벌만 참여하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다. 그렇다고 동대문구의 축제를 소개하는데 북 페스티벌을 제외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2019년 참여했던 기억을 조금이나마 살려 그 후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당시 나는 블로그 등 SNS를 막 시작한 상황이었는데 이날의 기록을 사진 몇 개와 간단한 몇 줄의 글로밖에 남기지 않았더라. 그래서 상세한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한다는 부분은 미리 양해를 구한다.


당시 북 페스티벌은 내게 별로 끌리지 않는 축제였다. 전격 고백하자면 필자가 나름 작가 비슷하게 아마추어로서 조금 활동하긴 하지만, 사실은 1년에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다.


다만, 중고교 학창 시절에는 교과서와 참고서 및 문제지의 책들을 굉장히 많이 읽었다. 대학시절에는 전공서적과 자격증 취득 서적을 많이 읽었다. 직장 생활하면서는 각종 매뉴얼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이렇게 보면 책 많이 읽는 사람이긴 한가!?


아무튼 이러한 종류를 제외한 책들은 1년에 몇 권 읽지 않아 왔다. 그런데 책을 종종 읽는 아내가 책 교환 프로그램이 있다며 가자고 했고, 나는 새로 개장하는 배봉산 숲 속 도서관이 궁금하기도 해서 북페스티벌에 가보게 됐다.



축제는 배봉산 열린광장에서 열렸는데, 광장을 가기 전에 새로 개장한 배봉산 숲 속 도서관으로 먼저 향했다. 건물이 정말 예뻤다. 올해도 배봉산을 여러 번 찾으면서 도서관을 많이 봤는데 볼 때마다 예쁘더라.


외부 경관뿐만 아니라, 도서관 내부도 건물을 받치는 기둥과 책꽂이 등이 목재로 구성돼 참 좋았다. 또 통유리창이어서 밖에서 안을 보는 것과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이 가능했으며, 아담해 보이는 도서관 크기에 비해 신간도 많아 알짜였다. 그냥 여기서 하루 종일 책 보고 차도 마시면서 그렇게 쉬는 것도 굉장한 힐링이 될 것 같았다.



도서관을 둘러본 다음 오늘의 본 행사장인 열린광장으로 갔다. 와! 가을날 배봉산의 매력을 그날 처음 알았다. 행사 부스 너머의 울긋불긋한 수목의 경관이 확 눈에 들어왔다. 이 모습이 강렬하게 남아있어 그 이후로 해마다 배봉산을 찾고 있다. 특히 가을에.


총 17개의 부스는 광장 북쪽 방면에 그 동선에 따라 곡선의 모양으로 배치돼있었고, 앞쪽엔 공연 무대가 꾸며져 있었다. 지역 학교와 도서관, 마을 주민 등 다양한 주체가 부스를 운영하고 지역의 주민들이 참여한 그야말로 지역 축제였다. 기억이 희미하긴 한데 한 부스에서 자가 마음 검진을 PC 같은 것을 활용해서 한 뒤 그 자리에서 결과 프린트물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몇몇 부스들을 살펴본 다음 서두에 스포했던 것처럼, 책 교환을 위해 "두껍아!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부스로 갔다. 사진을 보니 서울서점협동조합에서 후원했더라. 집에서 가져온 헌 책 3권을 주고 새 책, 브런치와 인연이 깊은 대박 도서 "90년생이 온다"를 받았다.


이날 오후 16시경 도착해서 새책이 다 떨어졌을까 걱정했고 원하는 책을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이날 행사 참여자들이 어린이가 많다 보니 어린이 도서는 인기가 많아 다 떨어졌는데 성인들이 찾는 책들은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참 기가 막히더라.


그렇게 목적을 달성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인형탈 친구들이 너무 귀엽더라. 다 큰 어른이 웬만하면 이런 인형 캐릭터를 지나쳤을 텐데. 도저히 귀여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고, 강제로(?) 붙잡다시피 하여 한 컷을 남겼다. 인형탈 쓰신 분께 그때 놀라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이 좋은 기억으로, 추억으로 계속 남을 수 있었다.


책 교환도 좋았고, 새로 개장한 배봉산 숲 속 도서관과 가을의 아름다운 배봉산 풍경 모두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축제를 주관하는 사람들과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지역민으로 미소가 가득하고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가보지 못했던 2022년 북 페스티벌에는 2019년과 그 형태는 비슷하더라. AR 증강현실 컬러링 북 체험, 과학체험관, 보드게임, 핼러윈 북아트만들기와 책 교환 부스 등 당양한 부스가, 무대에서는 식전 공연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답십리영화제 프로그램으로 영화감독과의 대화 시간인 GV 행사가 있었다면, 올해 북 페스티벌에서는 "천미진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있었다. 내가 비록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고, 천미진 작가를 잘 몰랐지만 그럼에도 작가님과의 만남 시간은 굉장한 기회인 것을 잘 알기에 이 프로그램을 놓친 것은 아쉬웠다.


그래도 내년에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꼭 다음 동대문구 북 페스티벌에서 또 다른 책도 교환하고, 작가님과의 만남 시간도 그리고 식전 공연도 모조리 다 보고야 말 것이다!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북 페스티벌 축제만큼은 꼭 참여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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