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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십리영화제> 영화 '남매의 여름밤' GV 행사 후기

좋은 영화 보고 감독과의 대화까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by 곽한솔

올해 개관한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에서 제1회 답십리영화제가 열렸다.


"영상문화를 누구나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영화제"


전 애니메이션 및 독립영화 관람, 영화 인문학 특강, 체험.전시.이벤트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 여러 흥미진진한 프로그램 중에서 제가 가장 관심이 갔던 프로그램은 단연 독립영화 GV 행사였다. GV 행사를 하는 두 작품 가운데에서는 "나는 보리"는 평일 상영 행사라 참여가 힘들었기에, 토요일에 열리는 "남매의 여름밤" GV 행사에 가보기로 했다.


앞서 예약이 필요했다. 당시 다른 프로그램들은 예약 정원에 여유가 있었는데, 토요일 "남매의 여름밤" GV 프로그램은 예약 가능 인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나는 막차를 탔다.


감독 윤단비 /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 러닝타임 104분 / 개봉 2022

줄거리 :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 오래된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한동안 못 만났던 고모까지 합세하면서 기억에 남을 온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간략한 정보를 봤을 때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같았다. 요즘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자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이러한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를 더 선호하는 추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찾았다. 이날 일부러 버스에서 한 코스 앞에서 내렸다. 바로 영화 관련 전시물을 보기 위해서였다. 한국 영화명과 그 감독과 배우의 이름이 담긴 전시물을 보니 그 시절 추억이 생각나 뭉클한 마음이 들더라.



한국 영화의 역사를 담은 예쁜 조형물과 벽화 등으로 꾸며져있기에 일부러 찾아가 볼 만하다. 한 번은 찾아가 보시길 추천드리는 바이다. 물론 센터의 행사를 겸해서 보면 더욱 좋겠다.


아름다운 은행-단풍나무와 어우러진 예쁜 전시물을 보며 건물까지 들어가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건물 입구에서는 설명이 잘 나와있는 영화제 프로그램북을 받았다. 많은 축제 및 행사를 다녀봤는데 손꼽힐 정도로 내용이 충실하고 보기 좋은 프로그램북이었다.


예약은 했지만, 좌석은 선착순으로 골라 앉는 것이라 바로 1층 내에 있는 빛의 속도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입장 전 예약 명부 확인 후 답십리시네마 티켓을 수령했는데, 티켓이 참 예뻤다. 기념으로 잘 보관해둘 생각이다. 입장해보니 그 공간에 나 혼자더라. 당연히 원하는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선호하는 가장 뒷자리 가운데 좌석에 착석했다.


시작시간이 되자 프로그램 관계자께서 GV 행사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한 뒤 영화는 상영됐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였고, 공감 가는 장면들로 가득하더라. 다른 분들도 후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104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고 후에 GV 행사 진행자께서도 언급했는데 ''실제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 케미가 좋았다.


재미는 물론 눈물도 두 번 이상 흘릴 정도로 가슴 뭉클한 참 좋은 영화였다. 진짜 잘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드디어 고대하던 GV 행사가 열렸다.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됐다. 진행 전 또 한 번 빛의 속도로 맨 뒷자리에서 얼른 좀 더 가까운 빈자리로 이동했다.


관객들의 질문 경쟁은 뜨거웠다. 영화 속 장면에 대한 질문, 한 아이가 그의 시선에서 본 의문점, 감독님이 좋아하는 여름 음식과 가장 좋아하는 장면 등 여러 질문이 나왔고 윤 감독님은 하나하나 성실히 답변해 주셨다.


또한 진행자께서 관객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많이 질문해 주셔서 좋았다. 행사 막바지에 진행자는의 한 물음에 감독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감독님 관객분들 중에 아시는 분 있지 않으세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알고 보니 이 영화의 주인공! 옥주 역의 최정운 배우께서 윤 감독을 응원하고자 참석했더라. 맨 뒷줄, 그러니까 나 바로 옆 옆자리에서! 진행자께서 최정운 배우님에 관한 질문을 하셨던 게 복선이었다.


최 배우를 알아본 윤 감독의 첫마디, "왜 연락 안 했어!!!"


이 한마디로 충분히 설명이 되더라. 감독과 배우 간에 얼마나 유대관계가 좋은지, 현장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을지 말이다.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영화 보기 전 영화에 대한 상세 정보를 일부러 피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 수상 4관왕에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많은 상을 받은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작품의 GV 행사를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대단히 감사했다. 훌륭한 영화 만들어주신 윤 감독님과 출연 배우님들이 앞으로 더욱 탄탄한 길을 걸으시길 힘껏 응원하겠다.






제1회 답십리영화제, GV행사 외에도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참 다채롭게 잘 구성했더라.


"답십리영화제가 앞으로 연례행사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한 참여자의 말처럼 연례행사로 오래도록 잘 이어지길 바란다.


아니 내 욕심 같아서는 분기 행사로 진행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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