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KCC건설 스위첸 : 문명의 충돌 시즌2 신문명의 출현]
요즘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새로 지은 아파트, 집값 오를 아파트 등을 검토했다.
10여 년 만에 알아보다 보니 아파트 이름이 낯설다.
너무 길고, 영어 단어들이 모두 새롭다.
아무튼 일단 집을 부동산에 내놨다.
집을 보러나 올까 할 새, 바로 한 가족이 보러 온단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우리 집을 보여줬다.
살짝 부끄러웠다. 우리 사는 모습을 다 보게 되니까.
그 가족이 다 둘러보고 나가던 중,
초등 저학년쯤 되는 막내딸이
현관문이 닫히기도 전에 엄빠에게 말을 했다.
"여기가 제일 좋은 거 같아! 내 방도 저렇게 할래"
생각해 보면, 우리도 그랬던 거 같다.
10여 년 전 집을 다 둘러보고 난 후, 와이프와
"베란다를 정원처럼 한 건 좋은데, 좀 줄이고,
안방 화장실은 잘 활용하면 훨씬 좋겠어
저 방은 나중에 애기 방으로 하면 딱 좋고..."
우리가 살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게 좋았다.
똑같은 단지에 똑같은 평수와 구조의 집인데,
동수와 층수에 따라 달라지는 집값도 보지만,
사실 내 마음이 가는 집이 따로 있는 거 같다.
마음을 이끄는 건 House보다 Home이지 않을까.
House에 큰 하자가 없다면,
내가 살아갈 예쁜 구석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Home
아파트 이름에 낯선 외래어와 긴 수식어를 쏟아내도,
어느 정도 급에 올라서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자산/투자가치가 아니라 거주가치라고 표현하는 게.
내가 실제 거주할 집이라면 더더욱 그게 마음 땡긴다.
이런 생각을 철학으로 광고하는 건설회사들도 많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듣게 만드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런 요즘이라 더욱 응원하고 싶은 캠페인이 있다.
광고주 : KCC건설/
만든 이: 이노션/ 김세희 CD/ 차베스염,민선정 외 AE/
김두만 감독/ 모델 : 김남희 박예니
이 캠페인은 사실 전작부터 유명했다.
광고업계에서도, 소비자들에게도 엄청난 호평을 받은
"문명의 충돌"이다.
문명? 따로 살아왔던 두 부부는 각자의 문명인데,
결혼을 통해 두 문명이 충돌하고, 그 파편을 모았더니
모두가 공감하는 '내 이야기' 한 편이 된 것이다.
후속작이 나왔다.
그 부부가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그게 바로 "신문명의 출현"이다.
첫 육아를 하게 된 초보 부모의 모습이 공감 간다.
그 좌충우돌이 바로 평범한 '내 이야기'다.
그러면서 가족이 단단해지는 과정이 보인다.
그래서 흐뭇하다. 저 가족이 너무 귀엽다.
그렇게 그 배경인 '집'에 의미를 더한다.
아파트 광고인데, 아파트 이야기가 없다.
스위첸이 뭐가 좋은지 알려주지 않는다.
아파트가 아닌 거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광고계에서는 '새로운 관점의 충돌'이다
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정감 가고 재미있게도 산다 싶고,
저런 가족이 사는 저 아파트는 괜찮겠다,
뒤집어서 스위첸 사는 사람들은 괜찮겠다 싶다.
이렇듯, 스위첸은 철학을 주장하지 않는다.
광고로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해가고 있다.
전작 ‘문명의 충돌’ 편도, ‘놀이터’도, ‘경비실’도
모두 아파트 속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진정성 있게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한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아파트에 더 신뢰가 간다.
"House보다 Home",
"집은 사는(Buy) 게 아니라, 사는(LIve) 것"
이런 이야기를 담은 광고는 많았지만,
스위첸 광고가 먹히는 건 바로 '디테일'
구체성의 힘이 아닐까 싶다.
거창한 이야기를 뺀 자리에
리얼한 이야기를 채우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저 가족을 오랫동안 들여다본 것 같은 에피소드들,
아주 날 것의 리얼함을 보여주는 연출력이 있어서
보는 순간 이해되고 공감되고 재미까지 있다.
남들과 유사한 이야기를 반복할 때에는
같은 수위에서 다른 말을 찾는 것보다
아주 구체적인, 마이크로 한 디테일이
더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거 같다.
여: 어 그럼 치킨? 남: 골뱅이지.
여: 치킨이지. 남: 골뱅이지.
여: 아이고아이고 우리 아기.
남: 행복해요 죽을 만큼.
여: 아이 낳으면 어른 된다고 누가 그래요?
남: 여보 여보 나 이거 좀 도와줘봐.
여: 자기가 그걸 왜 먹어?
남: 신나. 아빠도 신나. 여: 신나지 아주!
여: 아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돼요?
남: 저도 아빠가 처음인데요. 여: 그럼 난 두 번째냐?
남: 자기야 이거 사 왔어.
여: 아 기저귀 그거 아니야. 몇 번을 얘기해.
남: 아.. 아냐? 바꿔올.
여: 오늘 재훈이 오빠가 보라고 했잖아.
남: 나 회사에서 야근했어 진짜야.
여: 나 칼퇴하고 와가지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다했어.
여: 애기는 나 혼자 키워?
남: 자기야 미안해 잠깐만 잠깐만.
여: 괜찮아 뭐 어때 애기 있는데.
남: 와악. 여: 왜 냄새를 맡고 그래.
남: 아프면 말해. 여: 아 시원해.
여: 근데 뭐 둘보다는 셋이 나은 거 같기도 하고.
하나 더 낳고 싶기도 하고.
여: 살 안 집히게 조심해.
남: 알겠어. 나 수색대 출신이야.
여: 그게 뭔데. 남: 의사라고 보면 돼.
이 새로운 문명의 침공은. 가족이라는 집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KCC 건설 스위첸.
아쉽게도,
그 가족은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없다.
요즘 부동산이 거래 절벽이라고 하니, 걱정이다.
집값이 하락세라고 하니, 또 걱정이다.
하지만, 계속 이사를 알아보고 있다.
집값을 깔고 앉아있다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내 가족이 더 살기 편한 곳에서 지내고 싶으니까.
그럼 또 이 집, 저 집 보러 다니게 되겠지.
그때 아파트 브랜드와 수식어와 가격도 보겠지만,
나는 분명 그 House 안에 내가 들어와 살게 되면
우리 가족에게 어떤 Home이 될지
그려지는 포인트 하나에 또 흔들릴 거 같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