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래도 Jun 06. 2024

‘공감’ 한다는 것

공감

1. 일상에서 ‘공감’이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낯설지 않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공감’이 필요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행복한 삶을 이미 살아가고 계신 분들은 행복에 대해 별로 얘기하지 않으시니까요.


2. 그렇다면 ‘공감’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설명이나 정의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그것에 참여하거나 함께 하는 것을 말합니다.    

  

3. 사람마다 공감 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통 여성들이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시기도 합니다. 공감 능력은 성별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동기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것은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인데 관심이 있으면 상대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까?’,‘지금 마음이 어떨까?’,‘내 말이 어떻게 들릴까?’처럼 상대의 마음을 궁금해하게 됩니다. 물론 관심을 갖는 것은 타인 중심적이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 일이어서 쉬운 일은 아닙니다.    

  

4. 공감 능력은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건강하게 받아봐야 잘 발달할 수 있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받은 분들은 다른 사람들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마법처럼 알아서 채워진 경험을 한 분들은 주는 것보다는 내가 받는 것이 당연시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고려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못 받은 분들은 못 받아보셨기 때문에 고립되는 방향을 선택하게 됩니다. 어차피 기대해도 실망하게 될 게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받은 분들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데 내가 받아보지 못한걸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과잉이나 결핍은 결국 같은 의미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 ‘공감’ 자체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최소한 힘든 얘기를 나눌 누군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힘든 얘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해 줄 누군가 생겼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치원 때부터 바쁜 부모님으로 인해 혼자 밥도 챙겨 먹어야 했고 유치원도 알아서 가야 했던 분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 당시 밥은 어떻게 챙겨 먹었는지, 반찬은 무엇이었는지, 부모가 올 때까지 어떻게 시간은 보냈고 부모가 오길 기다리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묻고, 귀담아들으면서 그 경험을 나누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없는 시간을 홀로 보낸 그 시간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 자체가 외롭고 두려운 시간을 보낸 것에서 벗어나 누군가 나눌 사람이 생겼다는 경험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얘기들을 해나가시는 동안 울음을 보이신다면 살아온 힘든 시간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전처럼 혼자 외롭게 우시진 않을 테니까요.

살아오면서 겪은 어려움의 흔적을 없앨 수는 없지만 누군가와 나누어 가면서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견딜 수 있게 하는 것, ‘공감’이란 이런 것 같습니다.

      

6. 톨스토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세상을 사는 이유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관심을 기울이고 이해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전 15화 살기 위해 자해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