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더 강의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아니나다를까(ㅎ) 토요일 즈음에 계속 반복되던 땅굴 파고 들어가기가 시작되었다. 아직 제대로 시작한 것도 없는데 벌써 결과가 없을 것을 걱정하고, 나이에 따라 해야만 하는 것들을 정해주는 사회를 싫어하면서도 그 사회에서 20년을 넘게 살고 있어서 싫어하는 사상에 찌들어있어 지금 초등학교부터 다시 들어가도 12년 후에는 여전히 30대인데!!! 나이 먹어감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내가 정말 짜증나고 한심하고 이런 거 걱정할 시간에 지금 당장 책상 앞에 앉아서 연습이나 하라고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내가 소리지르고 있지만 이렇게 작심삼일 병에 걸리고 혼자 저 바다 심해보다 더 깊이 파고 들 때는 들리지가 않는다.
그래서 ㅎㅎㅎㅎㅎㅎ 강의 환불할 뻔 했지만 정말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뻔 했지만 이번에는 부정적인 생각 저 편으로 미뤄두고 내가 왜 이 강의를 듣게 되었는지 천천히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건 뭐였고, 이게 어떻게 도움이 되기에 선택을 했는지도.
강의 상세 페이지를 꼼꼼하게 글자 하나하나 읽고, 영상을 보면서 생각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① 내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노트북과 PC의 성능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기능을 배우는 커리큘럼
② 같은 시간 대비 모델링(캐릭터, 배경 등) 보다 최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기능
③ 내가 선택한 또 다른 직업과 서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능 중 하나
마지막으로,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어쩌면 앞의 세 가지 이유는 그저 마지막 이유가 빈약해 보여서 괜히 갖다 붙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내가 하고 싶고, 재미있어 보이고, 끌리면 해보는 게 당연한 건데 이걸로 남들 버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먹고 살만은 하다라는 게 티나기 전까지는 눈치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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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남들 눈치를 본다는 게 아니라 부모님에게 '엄마아빠 딸 잘 먹고 사니까 걱정 안 해도 됨' 이런 걸 알려주고 싶달까? 일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최소한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크게 차지한다.
그런 게 아니었다면 솔직히 나는 굶어 죽을 정도만 아니면 뭘 하든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음... 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 라는 말이 여기서 사용해도 되는 속담인가 싶긴 하지만 솔직히 요즘 시대에 내가 돈 벌 생각만 있다면 충분히 잘 벌어서 잘 살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여지는 모습에는 크게 연연하고 싶지도 않고 하지도 않는다.
부모님만 아니면 나는 그냥 아르바이트나 하고 취미생활로 쫌쫌따리 용돈벌이도 하고 여행 가고 싶으면 갔다가 다시 일하고 그러고 살고 싶음ㅋㅋㅋㅋㅋㅋㅋ 하.. 철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발전하는 시스템에 맞춰서 ^이용^만 잘 한다면 사진도 돈이 되고, 여행도 돈이 되고, 하다못해 요즘은 노가다도 돈이 되기 때문에 그냥 마음 편한게 최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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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30대 중반까지는 지금 배우는 걸로 최대한 돈 벌어서 목돈 마련하고 어느정도 정착금만 모으면 바로 해외로 날라서 유유자적하게 사는 게 목표이자 생각만 해도 흐뭇한 어린 시절 꿈 같은 거라서 그것만 보고 그냥 20대에는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어쨌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몸이 고생하는 게 낫지 않겠나요? ㅎㅎㅎ,, 그리고 브런치에 올린 글들을 보면 약간 내 모습이 매일 포기만 하고 하는 것도 없는데 우울해하고 무기력하고 게으른 사람인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이래뵈도 작년까지 아르바이트를 쉬어본 적은 전혀 없답니다
그러니까 작년 12월부터 아르바이트 하지 않고도 카드값 열심히 납부하고도 남는 돈이 통장에 고이 담겨 있어 딱히 돈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각종 경조사와 가족모임이 너무 불편하고 싫어도 30살 전까지 최대한 독립 안 하고 버티는 이유도 월세, 대출금, 공과금, 식비 다 아낄 수 있다는 메리트 포기 절대 못해
근데 보통 부모님은 나가라고 할텐데 우리엄마 최대한 내가 붙어있길 바라서 눈치 안 보기로 함(이유는 가족사가 있긴 하지만 패스) 나를 방패막이로 쓰겠다니까 빈대처럼 붙어있을게요. 대신 올해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내년부터는 돈 벌이 해서 용돈은 두둑히 드려야지. 나 첫 직장 생활 시작하고 어버이날 용돈 박스 줬던 거 엄마 아직도 좋아함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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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쓸데없이 길어진 것 같은데 아무튼 작심삼일병이 찾아왔지만 다행히 잘 보내드리고 마음 더 단단하게 먹고 5월 끝나기 전에 강의 1회차 완강할겁니다!!!(강의 50개임..) 30~35분 길이로 처음 소개랑 끝맺음 영상 제외하면 강의 48개인데 하나 들으면 이해 못하는 부분 정지하거나 되돌리는 경우가 많아서 은근히 하나 듣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다.
일단 1회차 완강을 목표로 처음부터 완벽한 이해는 배제 시켰음에도 작품을 만들기는 해야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멈추는 경우가 없을 수는 없는데, 그렇다 보니까 하나 듣는데 기본 1시간이고 최대 1시간 반이 소요되기가 부지기수다.
아직 챕터1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강의가 입문부터 중급의 내용이 다 담겨있기 때문에 초반만 잘 넘어가면 뒤로 갈수록 듣는 속도와 따라가는 속도도 엇비슷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의무감에 책임감에 새로 시작하는 건 이게 마지막이기 때문에 작심삼일 병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