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시작한 지 이제 2주가 다 되어간다. 딱히 어려운 것도 없고, 사장님이나 다른 직원이랑 일하는 것도 아니라서 눈치 볼 것도 없고, 처음 해 본 업종도 아니라서 어리버리할 시간도 길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익숙해진 건 한참 전이라서 그런가 일한다고 하기도 살짝 민망하네 흐흐.
오늘 스승의 날이라고도 생각한 것도 아니고 그냥 빨간 날… 아니.. 나 그냥 요즘 일주일은 평일과 주말로 나뉘어져 있어서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가 엄마가 갑자기 절에 가자고 해서 뜬금없이 절로 출발. 타이밍도 좋게 차 타고 주차장 나오자마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태풍이 온 줄 알았다네요^^.. 이번 한 달 사이에 비가 자주 왔는데 올 때마다 바람이 거의 여름 태풍 온 것처럼 내려서 우산이 소용이 없더라구요.
근데 저번에 내렸을 때는 아르바이트 가느라 그냥 ‘출근하기 싫다…’ 이 생각만 가득해서 그런지 비 냄새가 생각이 안 나는데, 오늘은 이렇게 많이 내렸는데도 싫다기보다는 오랜만에 비 냄새가 갑자기 확 맡아져서 너무 좋았다. 엄마는 항상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절에 가서 촛불을 키고 오는데 이번에는 아빠랑 나까지 같이 가서 초를 키고 왔다.
엄마는 언제나 그렇듯 나와 동생의 건강과 하는 일 잘 되길 적는데 이번에는 내가 같이 가서 내거는 아빠 이름이랑 같이 내가 적었다. 건강하게 작년보다 100배 더벌기 엄마가 보더니 100배는 너무 많은 거 아냐? 그러는데 돈은 많을 수록 좋은 거 아닙니까? 그리고 원래 목표를 크게 잡아야 깨져도 조각이 크다는 말이 있듯이 100배는 못 벌더라도 그 반의 50배나 아니면 최소한 10배는 더 벌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그림에 대한 시작을 미루지 않고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부처님 돌상에 동전 올리고 기도도 드렸다. 원래 돌탑 쌓듯이 돌만 올려놔도 괜찮은데 그냥.. ㅎㅎㅎ 뭔가 절이나 성당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 절은 멀어서 차가 없으면 안 되니까 가끔 집 주변에 있는 성당에 가서 심신안정을 위한 멍 때리기나 고요한 분위기를 즐기다가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